아파트 분양시장 초토화···지난해 미분양 46% 이어 올해도 15곳 중 6곳 미달

백도현 기자 / 2025-02-05 21:01:31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327개 단지 중 46%에 해당하는 150개 단지가 1순위에서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사진=오픈AI)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 단지 중 절반가량이 청약 미달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치솟는 분양가와 가계 부채 증가, 경제 악화 영향이다. 문제는 올해도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327개 단지 중 46%에 해당하는 150개 단지가 1순위에서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15곳), 강원(14곳), 울산(10곳), 인천(9곳), 대전·전남·충남(각 8곳), 경남(7곳), 광주·전북(각 3곳), 대구(5곳) 등 순이었다.

특히 충남 홍성의 ‘홍성2차 승원팰리체 시그니처’는 292세대 모집에 단 2건이 접수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충남 서산•공주, 충북 제천, 강원 인제, 경북 울포 등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 접수를 시작한 단지 15곳 중 6곳이 경쟁률 1대 1을 채우지 못했다.

심지어 남울산 ‘노르웨이숲(유림E&C)’은 328세대 모집에 겨우 9건이 접수됐다. 이어 ▲광주광역시 ‘한양립스 에듀포레(한양건설)’는 111세대에 9건 ▲경기 양주 ‘영무 예다음 더퍼스트(영무토건)’는 279세대에 26건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양우건설)’는 406세대에 63건 ▲대구 ‘더 팰리스트 데시앙(태영건설)’은 418세대에 86건 ▲부산에코델타시티 ‘대방 엘리움 리버뷰(대방산업개발)’는 469세대에 140건을 모집했다.

이 같은 미분양은 자칫 건설사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총 27개 건설사가 부도를 내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신태양건설(부산), 제일건설(익산) 등 주로 지방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거나 비선호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업체인 신동아건설도 고작 6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사례도 있다.

반면 서울 분양시장은 훨훨 날고 있다.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로, 268세대 모집에 4만635건의 청약이 몰리면 평균경쟁률 151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1순위 청약자 수는 60만4481명, 경쟁률은 102대 1이었으며 강남 3구로 좁히면 289대 1에 달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본지>에 “현재 한국경제는 수출, 내수, 투자, 재정 할 것 없이 모두 골병이 든 상태”라며 “고금리와 고물가까지 겹친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울도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또한 2023년 1월(59.4) 이후 가장 낮은 68.4에 불과, 건설사 또한 섣불리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것도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서민이 지방과 중소 건설사 아파트를 무리하게 빚을 내 분양받을 이유가 없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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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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