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폭증과 공급 제약이 만드는 반도체 산업 구조적 재편
메모리 슈퍼사이클 근거로 코스피 목표치 대폭 상향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국내 반도체 산업의 양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양사 수익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3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와 증권업계 전망치를 종합하면, 양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은 374조76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과거 메모리 호황 사이클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로,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상향이 국내 증시 전체의 이익 전망을 끌어올리며 코스피 지수 상단 재평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비수기에도 가격이 올랐다…이번 사이클의 특징은?
이번 실적 상향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 가속기 시장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급증이 꼽힌다. 특히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양사의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과거 사이클과 다른 점은 공급 측 제약이다. 고성능 메모리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인상폭이 시장 기대를 웃돌고 있다는 점은 연간 실적 추정치 상향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현금창출력 확대가 향후 주주환원 정책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 개선이 단기 실적 발표에 그치지 않고 배당·자사주 등 자본정책 기대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삼성전자, 메모리 가격 효과에 비메모리 개선까지 더해져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497조8250억원, 영업이익은 204조1920억원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6.7% 늘어난 규모다.
1분기 기준으로도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매출액 111조7520억원, 영업이익 38조3560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2%, 473.7% 증가한 수치다. 디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실적 개선의 중심축으로 꼽히며 1분기 디램 평균판매단가는 직전 분기보다 61%, 낸드는 46%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에스 부문이 일반 메모리 물량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격 상승 효과를 크게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비중 확대, 파운드리와 시스템엘에스아이 부문의 개선 흐름까지 겹치면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측은 "인공지능 가속기용 최신 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확대를 통해 제품 구성을 고수익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에서 확보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 SK하이닉스,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 주도력으로 이익 레버리지 확대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 수요의 직접 수혜 기업으로 평가된다. 올해 연간 매출은 227조3030억원, 영업이익은 170조5730억원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 추정치도 가파르다. 매출은 46조1570억원, 영업이익은 32조6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7%, 339.0% 증가한 규모다. 서버향 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히며, 디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도 수익성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1분기 기준 디램 평균판매단가는 직전 분기 대비 47%, 낸드는 40%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와 인공지능 연산 수요 증가는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를 추가로 자극하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 공급망에서 우위를 유지할 경우,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중기 수익성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공지능 학습·추론 수요 확대에 맞춰 고성능 메모리 공급 역량을 강화하고, 향후 커스터마이즈형·수주형 성격이 짙어질 메모리 시장 변화에 대응해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반도체 실적 상향, 증시 전체 이익 전망의 분수령
결국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업황 개선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에 모인다. 현재로서는 인공지능 수요, 메모리 가격, 고성능 제품 믹스 개선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 양사의 실적 상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 대형주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높아질 경우, 국내 증시 전체의 이익 전망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함께 진행될 수 있다. 증권가가 양사를 올해 코스피 상승의 핵심 축으로 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최대 8000으로 제시하면서 국내 증시 전망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노무라는 반도체 업종, 특히 범용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이익 확대를 상향 근거로 제시했다.
노무라 측이 제시한 목표치는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 12.0~13.0배, 주가순자산비율 2.1~2.2배, 자기자본이익률 18.6%를 적용한 결과다. 상향 조정 배경으로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인공지능 설비투자 관련 밸류체인 실적 개선, 방위산업의 견조한 흐름, 피지컬 인공지능 관련 재평가가 함께 제시됐다. 올해와 내년 한국 기업의 주당순이익 증가율도 각각 129%, 25%로 예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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