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기업 재정] ㊦ 재고자산 보유 기간 2152일···도시개발공사 자금 경색 경보

김민준 기자 / 2026-06-14 18:26:27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 부채 48조7000억 폭증···자본 확충 속도 상회 
개발 수익으로 임대 손실 메우는 교차보전 구조···부동산 경기 둔화로 한계 
외부 차입 의존도 확대 속 이자보상배율 1배 안팎 추락···지방재정 위험 전이 우려 
지방공기업 중 가장 거대한 자산과 부채 규모를 보유한 도시개발공사의 재무 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발사업의 원천 자금인 공사채 발행이 차입성 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산 회수 주기가 연장되고 있어서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지방공기업 중 가장 거대한 자산과 부채 규모를 보유한 도시개발공사의 재무 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발사업의 원천 자금인 공사채 발행이 차입성 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산 회수 주기가 연장되고 있어서다.

특히 판매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임대사업의 구조적 적자를 보전해 온 기존의 '교차보전'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의 자산은 2021년 62조원에서 2024년 76조2000억원으로 22.8% 증가했으나 부채는 37조3000억원에서 48조7000억원으로 30.6% 폭증해 부채 증가 속도가 자본 확충 속도를 압도했다. 

재고자산 회전율 급락…자금 회수 지연의 늪
도시개발공사의 자산 팽창을 주도한 핵심 요인은 택지 및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누적된 재고자산이다. 최근 4년간 전체 도시개발공사의 평균 재고자산은 2021년 기준 21조7000억원에서 2024년 30조1000억원으로 8조4000억원(38.5%) 확대됐다.

3기 신도시와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경우 재고자산 증가 폭이 166.1%(누적 8조6000억원)에 달해 건전성 부담이 가장 컸다. 반면 기존 사업지구 매각을 진행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재고자산이 24.5%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더 큰 문제는 재고자산의 매각 지연으로 자산의 선순환 속도가 급격히 둔화했다는 점이다. 도시개발공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0.29회에서 2024년 0.17회로 하락했고 이에 따라 재고보유일수는 1259일에서 2152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향후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리스크와 결합할 경우 자금 경색을 유발해 재무구조에 치명적인 부담을 줄 위험성을 안고 있다. 

분양 이익 감소 속 임대 손실 누적으로 교차보전 모델 위기
도시개발공사는 토지 및 주택을 분양하는 판매부문의 흑자로 공공임대부문의 적자를 보전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둔화로 판매부문 이익 창출력이 정체된 반면, 공공임대부문의 손실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4년간 판매부문 수익은 2021년 2조1304억원에서 2024년 1조8909억원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임대부문은 매년 4000억~5000억 원대의 구조적 영업적자가 꼬리를 물었다. 

출처: 각 기관 감사보고서 및 연결재무제표 계정 기준,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자료 재구성

중앙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LH의 공공임대 부문 이익률은 2021년 연결 기준 -123.9%에서 2024년 -150.3%로 적자 폭이 심화됐다. 손실 규모 역시 연간 2조5000억원대로 불었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으로 자산은 지속 축소·누적되는 반면 임대료 규제로 인해 수익성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자산 증가가 오히려 감가상각비와 유지관리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 탓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자산 누적형 손실 구조에 대해 "부동산 개발 부문의 수익성 둔화와 공공임대 부문의 손실이 지속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도시개발공사 모두 최근 이자보상배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며 "교차보전 구조의 지속가능성을 재점검하고 사업구조 조정, 재정지원 방식 개선 및 수익원 다변화 등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비용 폭증과 이자보상배율 추락 실태
수익성 저하와 차입금 급증은 금융비용 대응 능력의 급격한 약화로 이어졌다. 발행 공사채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자본 건전성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LH의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2.15배에서 2024년 0.2배로 추락하며 사실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자금 경색 상태에 빠졌다. 

지방 도시개발공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 GH는 대규모 사업 확대로 차입 자금이 단기간 내 팽창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폭증했고 그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06배로 떨어져 턱걸이 수준에 머물렀다. SH(1.01배)와 IH(인천도시공사, 1.06배) 역시 이자보상능력이 한계치에 다다랐다. 

도시개발공사의 공사채 조달 확대와 지자체의 지역개발채권 순발행 누적액(4개년 누적 4조1592억원)은 재무 위험이 지방 재정으로 직접 전이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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