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고금리 체증에 중소기업 연체율 1.00% 돌파하며 부실 견인
가계대출은 상대적 안정세 유지 속 한은 금리 인상 여파에 추가 상승 우려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국내은행의 연체율이 내수 경기 회복 지연과 지속되는 금리 부담 등의 여파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2016년 10월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금리 및 고물가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연체율이 치솟아 전체 은행권 자산건전성에 커다란 경고등이 켜졌다.
5월 연체율 0.67% 급등…신규 연체 발생액 1년 만의 최대
22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7%로 전월 대비 6bp(1bp=0.01%p)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3bp 오른 수치다. 5월 중 발생한 신규 연체채권 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2025년 5월 이후 1년 만의 최대치를 나타냈다.
반면 은행권의 연체채권 정리(상각 및 매각) 규모는 1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신규 연체 발생액이 정리 규모를 두 배 이상 웃돌면서 연체채권 잔액은 전월 대비 1조7000억원 대폭 늘어난 1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자영업자 직격탄…기업대출 연체율 1.00% 돌파
대출 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보다는 기업대출 부문에서 부실 위험이 눈에 띄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5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월 대비 10bp 상승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도 7bp 올랐다. 대기업 연체율은 0.27%로 전월 대비 5bp 오르는 데 그쳤으나 중소기업 연체율이 1.00%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0bp 급등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1.00% 선을 넘어선 것은 2015년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내부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법인 중소기업 연체율이 1.11%로 전월 대비 10bp 상승했고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연체율 역시 0.84%로 전월 대비 6bp 상승했다. 이처럼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의 타격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최근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국가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러한 경기 회복 온기가 부동산업, 임대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 내수 관련 업종과 중소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계대출은 착시 속 안정…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부담 지속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 대비 3bp 상승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오히려 2bp 하락했다.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월 대비 1bp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1bp 하락하는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대출 연체율은 0.90%를 기록해 전월 대비 7bp 상승하며 고금리 체증에 따른 서민층의 자금 압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은행 연체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한 데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른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금리 인상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한계에 도달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체율의 절대적인 수치 상승도 우려스럽지만, 매년 분기 말이나 연말에 집중되는 은행권의 대규모 채권 상·매각 착시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계절적으로 5월은 대규모 정리가 이뤄지지 않아 연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올해는 정리율 자체가 예년 평균에 비해서도 하회하면서 연체 잔액 누적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결국 올해 은행권 전체 연체율의 방향성을 결정짓고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부문에서의 부실 유입 완화 및 연체 안정화 여부가 최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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