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돌려막기'식 재정 운용
예산 집행 부진이 부른 재정 손실⸱⸱⸱보통교부세 페널티 69억 실체
[예결신문=김대성 기자] 울산광역시의 2026년도 통합회계 예산 총 규모는 전년 대비 5122억원(8.47%) 증가한 6조5598억원이다. 일반회계는 4조6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8% 성장했으나, 재정자립도는 39.44%로 여전히 4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울산시가 광역자치단체로서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인 자체 수입(지방세 및 세외수입) 비중이 예산 총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으로,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이전 재원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지방세 1.8조 vs 보조금 1.5조⸱⸱⸱자치 재정권의 구조적 위기
27일 예결신문이 울산시 2026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시 세입 구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방세와 국고보조금의 규모가 역전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방세 수입은 1조8010억원으로 전체 일반회계 세입의 38.65%를 차지한다. 반면 국고보조금은 1조5599억원에 달해 지방세 수입의 약 86% 수준까지 육박했다.
보조금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9.54% 증가하는 사이, 지방세는 5.94% 증가에 그쳐 재정 구조의 질적 악화가 뚜렷하다. 이전 재원이 자체 재원을 압도하는 이러한 '천수답 재정' 구조는 중앙정부의 정책 변화나 국비 매칭 비율 조정에 따라 시 재정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취약한 구조다.
특히 지방교부세 8541억원을 포함할 경우, 외부 의존 재원의 합계는 2조4140억원에 달한다. 이는 시가 정책적 자율성을 가지고 투입할 수 있는 재원보다 중앙정부의 지침에 따라 집행해야 하는 목적성 재원의 무게가 훨씬 무겁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산업수도로서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39.44%의 재정자립도는 시가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독자적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재정적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기금 고갈과 세수 결손 보전을 위한 '돌려막기' 예산의 한계
부족한 세입을 메우기 위해 기금을 헐어 쓰는 방식 또한 임계점에 도달했다. 시는 세입 결손을 보전하고 지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내부 적립금을 대거 인출해 예산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기금 운용 규모는 9152억원으로 편성됐으나, 실질적으로는 세입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재원으로 소모되는 비중이 높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종훈 위원은 "담배소비세와 고교무상교육경비 전입금이 일몰되고 교육세 세제 개편으로 인해 교육 재정이 대폭 축소될 위기"라고 지적하며 세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기금을 고갈시키는 현재의 재정 운용 방식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러한 방식은 당장의 예산 총액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재정적 완충지대를 없애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기금에서 인출된 자금이 신규 전략 사업이 아닌 기존 인건비나 유지관리비 등 경상경비 보전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김 위원은 "교육 관련 기관 설립으로 인해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등 경상경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성과 중심의 예산 구조조정 없이 기금에 의존하는 관행을 멈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 예산 집행 무능이 부른 69억 페널티⸱⸱⸱행정 효율성 실종
재정 운용의 성적표라 할 수 있는 보통교부세 자체 노력 반영 현황은 울산시의 행정적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시는 세출 효율화 노력을 통해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확보했으나, 정작 '예산집행 노력(이월·불용액 절감)' 항목에서 69억원이라는 막대한 페널티를 부여받았다. 이는 편성된 예산을 제때 쓰지 못해 발생하는 행정적 기회비용이 시의 재정 인센티브를 상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지자체는 보통교부세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지방보조금 절감(91억원 인센티브)이나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25억원 인센티브)에 열을 올린다. 시 역시 이러한 수치상의 절감 노력은 보여줬으나, 근본적인 행정 집행력인 이월·불용액 관리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그만큼 시가 시민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소중한 재원이 행정적 부주의와 집행 부진으로 인해 중앙정부로부터 삭감당한 것이다.
결국 시는 6조원이 넘는 거대 재정을 운용하면서도 실질적인 자립 능력은 정체돼 있으며 부족한 재원은 기금을 헐어 메우고 그마저도 제때 집행하지 못해 벌금을 무는 비효율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 집행률을 높여 불필요한 페널티를 억제하고, 관행적인 보조금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여 가용 재원을 확보하는 행정의 결단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종훈 위원은 "세입 감소로 인해 기금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 상황인데 교육 관련된 기관 설립으로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등 경상경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재정사업 평가 결과가 B등급이면 지침에 따라 10% 예산을 삭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영되지 않은 점이 유감"이라며 "효율적인 예산 편성을 위해 성과 중심의 예산 구조조정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울산광역시 2026년도 본예산서
• 울산광역시의회 제260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
• 2026년도 재정공시 상세 현황
• 주민참여예산 주민의견서
예결신문 /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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