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위기의 롯데케미칼] ㊦ 생존 승부수⸱⸱⸱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

김지수 기자 / 2026-02-06 20:50:01
범용 설비 셧다운과 AI 소재 전환 통한 사업 구조 전면 개편
중국 세제 개편 반사 이익⸱⸱⸱고부가 컴파운드 100만톤 체제 구축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안착 ⸱ 미래 소재 중심의 그룹 신성장 동력 확보
롯데케미칼이 직면한 유례없는 경영 위기가 오히려 그룹의 사업 구조를 뿌리째 바꾸는 강한 동력이 되고 있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른 범용 석유화학 제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고부가 스페셜티와 미래 첨단 소재로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재구축하는 전략이 2026년을 기점으로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롯데케미칼이 직면한 유례없는 경영 위기가 오히려 그룹의 사업 구조를 뿌리째 바꾸는 강한 동력이 되고 있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른 범용 석유화학 제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고부가 스페셜티와 미래 첨단 소재로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재구축하는 전략이 2026년을 기점으로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이는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사활을 건 체질 개선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신성장 동력의 중심축으로서 롯데케미칼의 변화는 그룹 전체의 운명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범용 제품 비중 축소 ⸱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의 질적 성장 가속화
롯데케미칼은 기존의 범용 화학 제품 중심 사업 구조로는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고부가 스페셜티와 첨단 소재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의 다운사이클이 장기화하면서 기초 소재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견조한 첨단 소재와 정밀 화학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원 배분을 재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까지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범용 제품 비중을 대폭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여 영업이익률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연간 50만톤 규모의 단일 컴파운드 공장을 완성해 전체 고부가 컴파운드 생산 능력을 100만톤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컴파운드는 자동차, 가전 등 전방 산업의 요구에 맞춰 기초 수지에 다양한 첨가제를 섞어 특수한 물성을 부여하는 제품으로, 범용 제품 대비 수익성이 월등히 높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만 연간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하고 5~10% 수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그룹 차원의 캐시카우를 다시 확보하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 중국의 세제 개편 수혜와 국내 생산 설비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시장 환경의 변화는 롯데케미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석화 산업의 과당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수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납사 소비세를 전면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이 현실화하면 중국산 제품의 원가 부담이 커져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국내 NCC(나프타분해시설) 업체들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정점을 지나면서 올해부터 수급 밸런스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납사 소비세 부과 등 구조조정 정책은 국내 석화 업체들에 명확한 반사 수혜가 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고부가 컴파운드 확대와 설비 효율화가 시너지를 낸다면 기업 가치의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이런 대외 여건 변화에 발맞춰 국내 생산 설비의 가동률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며 운영 효율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과 설비 통합을 추진하고 노후화된 대산 NCC 설비의 셧다운을 검토하는 등 비핵심 자산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저수익 설비를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발생하는 고정비 절감 효과는 향후 재무 제표 개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그룹 전체의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출처: 롯데케미칼 발표 자료 및 증권가 산업분석 보고서 종합

■ 미래 산업 핵심 소재인 AI용 회로박 및 인도네시아 신규 거점의 역할
미래 성장의 핵심은 인공지능(AI) 서버용 소재다. 롯데케미칼은 AI 서버 수요 폭증에 발맞춰 하이엔드 PCB(인쇄회로기판)의 핵심 소재인 AI 서버용 회로박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익산 공장의 하이엔드 제박 기술을 활용해 생산되는 이 소재는 기존 전기차용 동박보다 기술 장벽이 높고 수익성이 월등하다. 공급 가능 업체가 극히 제한적인 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롯데케미칼을 전통 산업군에서 첨단 기술 소재 기업으로 변모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지향하는 '미래형 산업 포트폴리오'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남아 시장의 거점이 될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LCI)의 안정화 역시 실적 개선의 주요 변수다. 작년 10월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하며 발생한 초기 비용 부담은 올해부터 동남아 현지 내수 판매 확대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해외 거점에서 범용 제품을 생산하고 국내 설비는 배터리 소재와 수소 에너지 등 미래 사업 기지로 특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실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 구조 재편이 롯데그룹 전체의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밀화학과 첨단소재를 제외한 부문의 적자를 극복하기 위한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이 롯데케미칼과 롯데그룹 전체의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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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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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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