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분석] 89조원 벌고도 주가 20만원대···주가가 실적을 못 따라가는 이유

김용대 칼럼니스트 / 2026-08-02 10:51:44
2분기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전사 이익 99.7%가 반도체에서 발생
5년 LTA로 가격하단 방어···HBM4·2나노가 기업가치 재평가 열쇠
자사주 매입·특별배당 기대에도 메모리 편중과 ETF 수급은 변수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고도 주가는 한 달 새 38% 하락했으나 실적과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용대 칼럼니스트]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고도 주가는 한 달 새 38% 하락했다. 올 2분기 매출은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28.1%, 56.4%나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2.2%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종가는 20만7000원으로 52주 최고가 36만2500원보다 42.9% 낮다. 실적과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인 배경에는 '이익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놓여 있다.

2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89조2000억원이었다. 계산상 전사 영업이익의 99.7%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DRAM과 NAND가 각각 67조9000억원, 23조5000억원을 벌었지만 비메모리는 2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MX·네트워크도 7000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생활가전은 손익분기점 부근에 머물렀다.

메모리 판가 상승이 전사를 끌어올렸지만 세트 사업은 부품비와 마케팅비 부담을 그대로 떠안은 구조다. 사상 최대 실적이 곧바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LTA가 바꾼 메모리 공식
이번 실적설명회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장기공급계약인 LTA다. 삼성전자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5곳을 포함한 고객사들과 협상을 진행했고 장기계약 물량을 중장기 생산능력의 60~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계약은 5년 롤링 방식에 선수금과 가격하단을 두는 구조로 파악된다. 고객의 중복 주문을 줄이고 가격 급락기에도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메모리 산업이 주문 급증 뒤 증설과 가격 급락을 반복하던 전통적 사이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처음으로 구체화된 셈이다.

HBM4도 재평가의 축이다. 회사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하고 하반기에는 전체 HBM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11.7Gbps 제품과 2027년 공급 협의가 실제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면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 호황에만 기대는 기업이라는 할인 요인을 줄일 수 있다.

파운드리에서는 대형 CSP와 AI·HPC 고객의 2나노 과제를 확보했고 올해 수주 과제 수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율과 가동률 개선이 흑자전환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대에 머문다.

저평가 해소의 세가지 조건
여러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제시된 목표주가는 36만원에서 58만5000원까지 넓게 벌어져 있다. 이는 저평가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적정가치 산정에는 큰 불확실성이 있다는 뜻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도 약 377조원에서 390조원, 2027년은 515조원대에서 638조원대까지 차이가 난다.

메모리 가격과 HBM4 비중, 파운드리 적자 축소 가정을 조금만 바꿔도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즉시 따라붙지 못하는 것은 시장이 실적의 크기보다 전망치의 지속성을 더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주가 조정에는 금리와 북미 CSP의 투자여력, 중국 메모리 증설 우려뿐 아니라 수급도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 두 종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12조3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해외 브로드마켓 ETF의 편입한도 문제가 광범위한 기계적 매도를 일으켰다고 보기는 어렵고 MSCI Korea 추종 상품과 고배율 ETF에서 변동성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펀더멘털과 별개로 단기 가격이 파생상품 수급에 흔들릴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주주환원은 주가와 실적의 간극을 줄일 마지막 변수다. 회사는 특별배당을 포함한 실행 방안과 차기 정책을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FCF 50% 환원, 자사주 매입·소각의 조기 집행을 예상하지만 규모와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재평가 조건은 세 가지다. LTA가 실제 가격하단과 장기 물량을 지켜낼 것, HBM4와 2나노가 점유율·흑자로 연결될 것, 현금창출이 구체적인 주주환원으로 전환될 것 등이다. 이 세 가지가 확인되면 20만원대 주가는 저평가가 된다. 확인되지 않으면 89조5000억원의 이익도 메모리 정점에서 나온 일시적 숫자로 할인될 수밖에 없다.

예결신문 / 김용대 칼럼니스트 yong660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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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예산 결산 등의 재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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