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공제 한도 20억원→10억원···거액 자본이득 누진과세 강화
전문가 평가 엇갈려···시장 안정 기대 속 풍선효과·정책 일관성 우려
[예결신문=김용대 칼럼니스트] 이재명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두 축으로 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닌 '사는 곳(Living)'이다. 그동안 한국 부동산 세제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1가구 1주택 일률적 혜택' 구조를 해체하고 '보유에서 거주로', '역진에서 누진으로' 과세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동안 1가구 1주택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폭넓게 주어지던 세제 혜택을 줄이고 실제 거주하는 1주택자는 보호하되 초고가·비거주·다주택 보유에는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는 구조다.
정부는 전체 주택의 약 0.3%에 해당하는 시가 43억~4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조세 저항을 낮추면서도 과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보유보다 거주 우대
5일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 따르면 이번 법안의 핵심은 주택 수 중심 과세에서 주택가격과 실거주 여부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전환한 점이다. 시가 45억원 주택을 10년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자는 종부세가 2026년 154만원에서 2028년 281만원으로 완만하게 늘지만 거주하지 않은 1주택자는 같은 기간 1119만원까지 증가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단계적으로 올라 2028년에는 최대 80%가 적용된다. 반면 시가 30억원 이하 실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와 거주 우대 효과로 세 부담이 줄거나 증가폭이 제한된다.
광수네복덕방 이광수 대표는 이번 개편이 ‘보유에서 거주로’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기존에는 1가구 1주택 자체가 선으로 간주됐지만 앞으로는 실제 삶의 터전인지 단순 자산 보유인지가 과세의 기준이 된다는 의미다. 다만 초고가 주택만 겨냥한 핀셋 과세가 시장 전체의 보유세 체계를 정상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도차익 역진성 손질
양도소득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꾸고 공제 한도를 새로 두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기존 제도는 10년 보유·거주 시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 차익이 클수록 절대 감면액이 커지는 역진적 구조였다. 차익 100억원이면 80억원을 공제받지만 차익 1억원이면 8000만원만 공제되는 식이다.
개정안은 2028년 공제 한도를 20억원으로 설정한 뒤 2029년부터 10억원으로 낮춘다. 취득가 25억원, 양도가 75억원으로 차익이 50억원인 사례는 산출세액이 기존 약 3억원에서 2029년 약 13억7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대해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한문도 교수는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한 실효세율이 근로소득보다 현저히 낮았던 불균형을 일부 바로잡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초고가 주택에서 발생한 막대한 자본이득에 누진 원칙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공정과세의 방향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상한선 효과' 안정론 vs '중저가 풍선효과' 신중론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이광수 대표는 강남 초고가 시장에 가격 상한선을 형성하면 하위 가격대에도 안정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체 주택의 0.3%만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수용성이 높고 향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되돌리기 어려운 제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제·투자 분석 전문가 김열매 더큐리어스 대표는 시가 40억원 이상 주택만 강하게 누를 경우 10억~15억원대 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낮은 재산세와 높은 취득세 구조에 대한 근본 개편이 빠진 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다시 한시 완화한 점도 정책 일관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으로 꼽았다. 한문도 교수 역시 매물 잠김과 전월세 부담 전가 가능성에 대비한 공급·금융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편안이 상위 시장에만 충격을 집중한 것은 조세 형평성과 정치적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세 대상이 좁은 만큼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세법 자체보다 매물 증가와 거래 정상화로 이어지는지가 정책 성패를 판단할 기준이 된다. 시행 초기부터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번 개편안은 ‘1주택이면 무조건 보호한다’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실거주 보호와 초고가 자산 누진과세라는 원칙을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민원과 정치적 타협으로 기준이 완화되거나 시행 시점이 반복 유예될 경우 시장은 다시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공정과세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재산세·취득세 체계 보완, 중저가 지역 수요 이동 관리, 전월세 대책까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예결신문 / 김용대 칼럼니스트 yong660128@naver.com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