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삼성 베트남 실적 부진 ②] 관세 장벽 현실화⸱⸱⸱224억 달러 투자 '기로'

백도현 기자 / 2025-05-21 21:43:35
46% 상호관세 발효 및 글로벌 신용도 하향 리스크 직면
미국발 통상 압력에 따른 공급망 재편 및 인도 이전 시나리오 가속화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이 9년 만의 최저 실적이라는 내부적 진통을 겪는 가운데, 외부로부터는 미국발 통상 압력의 파고가 덮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7월 초부터 베트남산 대미 수출품에 대해 46%의 고율 관세가 공식 발효될 전망이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이 9년 만의 최저 실적이라는 내부적 진통을 겪는 가운데, 외부로부터는 미국발 통상 압력이라 파고가 덮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7월 초부터 베트남산 대미 수출품에 대해 46%의 고율 관세가 공식 발효될 전망이다. 물론 추후 협상의 여지는 있으나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17년간 베트남에 구축해온 '글로벌 생산 허브' 전략의 근간을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2일 전 세계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중국을 제외한 주요 무역국에 대해 90일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만일 베트남과의 협상에서 뚜렷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유예 기간은 7월 7일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7월 8일부터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모든 대미 수출품에는 46%의 상호관세가 일괄 적용된다. 현재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대미 수출 규모는 연간 약 142억 달러(약 19조원)로 추산된다. 46%의 관세가 추가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연간 약 65억 달러(약 8.7조원)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

이는 올해 1분기 베트남 법인의 전체 순이익(966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로, 관세 발효 시 베트남 생산 기지의 수익성 보전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 글로벌 신용평가사 및 로펌의 경고
글로벌 신용평가업계와 통상 법조계는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재무 건전성 및 신용도 하락 가능성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무디스(Moody’s)는 지난 1월 24일 AI 반도체 부문의 기술 리더십 우려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신용등급(Aa2)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용 전망이 약화된 상황에서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 쇼크가 겹치며 현지 법인들의 개별 신용 등급 역시 하향 압력에 노출된 상태다.

미국 통상 전문 로펌과 시장 분석 기관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베트남의 국가 신용도(Sovereign Rating)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P 글로벌은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을 BB+(안정적)로 유지하고 있으나, 46% 관세가 발효돼 베트남의 GDP 성장률 목표(8%) 달성이 좌절될 경우 등급 전망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국가 신용 등급이 자국 내 기업의 신용 등급 상한으로 작용하는 특성상,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들 역시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짱 팜(Trang Pham) EY 컨설팅 베트남 부대표는 '미 상호관세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46%의 상호관세는 베트남의 저비용 제조 기반이라는 근본적 가치를 무력화하는 조치"라며 "무디스와 S&P 등은 이미 삼성전자의 공급망 집중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관세 발효 이후 수익성이 조기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 베트남 내 생산 법인들의 신용 평가 기준이 대폭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탈(脫) 베트남' 시나리오와 공급망 재편 가속화
시장 전문가들은 7월 관세 발효를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베트남 생산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인도 노이다 공장 등으로 물량을 재배치하는 '생산 이전(Production Shift)'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는 생산연계인센티브(PLI)를 통해 원가의 일부를 보전받을 수 있어, 베트남의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지난 17년간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투입한 224억 달러 규모의 자산 운용 효율을 급격히 하락시키는 '매몰 비용(Sunk Cost)' 리스크를 수반한다. 타이응우옌(SEVT) 법인의 순이익이 이미 59.6% 폭락한 상황에서 신용 등급 하향 경고와 관세 발효가 동시에 맞물리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은 설립 이후 최대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다.

결국 삼성전자는 남은 유예 기간 미 행정부와의 막판 협상을 지원하는 한편, 관세 장벽이 없는 타 지역으로의 물량 이전 속도를 조절하는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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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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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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