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로봇 혁명] 한국 산업 미래 지도 ㊦ 포스트 노동 시대 개막⸱⸱⸱'일시적 성장통' 극복해야

백도현 기자 / 2026-02-01 20:48:58
1~3차 산업혁명의 교훈⸱⸱⸱일자리 소멸 우려에도 인류 재화 기하급수적 팽창
로봇 혁명, '초개인화 서비스'와 '시간 경제'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
전문가 "새로운 가치 창출 위한 재배치 과정⸱⸱⸱사회적 연대 필수"

㊤ '피지컬 AI' 입은 한국 로봇⸱⸱⸱제조 강국 넘어 솔루션 기업으로
㊥ '수익 공식 대전환'⸱⸱⸱노동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난다
㊦ 사라지는 노동, 변하는 삶⸱⸱⸱포스트 노동 시대의 개막
인류가 마주한 '로봇 혁명'은 유사 이래로 지속된 '노동을 통한 생존'이라는 관념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변 4차 혁명은 '포스트 노동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인류가 마주한 '로봇 혁명'은 유사 이래로 지속된 '노동을 통한 생존'이라는 관념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그래서 이번 현대차 노조의 저항은 19세기 영국 직조공들의 '러다이트 운동'과 흡사하다. 하지만 역사는 늘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기술 혁신은 기존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속도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새로운 재화와 시장을 창출하며 인류를 더 풍요로운 시대로 인도해 왔다.

■ 산업혁명사가 증명한 '부의 팽창' 로직
18세기 증기기관으로 촉발된 1차 산업혁명 당시, 기계는 농업 인구를 대거 밀어냈다. 대다수 농민이 생계 수단을 잃을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였으나, 이들이 대거 공장 노동자로 옮겨가며 결과적으로 저렴한 상품 보급과 도시화라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아 전기 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으로 열어젖힌 2차 산업혁명은 현재도 우리가 즐기고 이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쏟아내며 대중 소비 사회를 열어 중산층이라는 거대한 소비 주체를 탄생시켰다.

또 컴퓨터와 인터넷이 주도한 3차 혁명 역시 사무직의 위기를 불러왔으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라는 수천조 원 규모의 정보통신(IT) 시장을 개설했다.

산업혁명의 역사는 노동이 '육체'에서 '기술'로, 다시 '정보'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 매번 인간은 더 적은 에너지를 투입하고도 더 많은 재화를 소비하는 시대로 진입했다. 이번 로봇 혁명 역시 인간을 단순 '수행자'에서 '시스템 설계자 및 가치 평가자'로 격상시키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표=예결신문

■ 로봇 혁명이 창출할 새로운 재화⸱⸱⸱'초효율'과 '시간 경제'
로봇이 제조 현장을 점령하면서 창출될 새로운 부의 핵심은 '시간의 경제(Economy of Time)'에 있다. 아틀라스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면 인류는 수천 년간 겪어보지 못한 '잉여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초개인화 서비스 시장: 로봇이 의식주와 관련된 표준화된 생산을 전담하면, 인간은 과거 비용 문제로 포기했던 맞춤형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콘텐츠 소비, 여행, 정서적 돌봄 등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자본이 유입되는 배경이 된다.

지능형 거버넌스 관리: 다량의 로봇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리하고 정비하며 최적의 동선을 설계하는 그만큼의 데이터 분석가와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노동의 성격이 '물리적 힘'에서 '디지털 알고리즘'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전문직군을 형성한다.

아날로그 프리미엄: 로봇이 모든 것을 대량 생산할수록 인간의 손길이 직접 닿은 수공예품이나 인간과의 유대가 필수적인 대인 서비스는 현재보다 수십 배 높은 프리미엄 재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노사 갈등을 새로운 재화 창출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본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는 속도를 일시적으로 앞설 때 발생하는 '지연 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포스트 노동 시대의 성패를 가른다는 얘기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백년 전인 1930년 세계적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자신의 저서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에서 향후 100년 내에 인류의 고질적 과제인 '생존을 위한 투쟁'이 해결됨에 따라, 사람들이 하루 3시간, 즉 주 15시간만 일해도 충분한 사회가 올 것이라 예언했다. 또 그는 노동이 '의무'가 아닌 '여가'를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도 봤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지혜롭고 즐겁게, 그리고 훌륭하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적·미학적 가치가 삶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케인스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발생하는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은 인류가 경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인 진통'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 노동 이후의 삶: 가치 창조자로의 진화
이재명 대통령은 AI 로봇의 현장 투입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수레바퀴'에 비유하며 "우리 산업의 체질을 고도화해 더 큰 시장과 부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적 관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기본사회' 정책을 언급했다. 

물론 전국민이 평생을 놀면서 살 수 있는 기본소득은 아닐 것이다. 이는 정부가 기술 혁신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로봇세'나 '기본소득'의 형태로 재분배할 수 있는 체력을 먼저 기르겠다는 의미다. 

카이스트대 김진환 교수는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자동화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급격한 기술 변화 시대에서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하고 로봇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로봇 혁명은 인간을 고된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그 에너지를 새로운 가치 창조에 쏟게 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재화 총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현대차 공장의 갈등으로 대표되는 이 현상은 우리가 또 한번 겪어야 할 '일시적 성장통'이다. 이를 국가와 기업이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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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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