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해상풍력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각화 여부 '촉각'
PBR 0.3배 극저평가 속 선별 수주, 임대·운영 사업 확장으로 체질 개선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건설 산업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 가운데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24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1월 기준 국내 10대 건설사 전체 직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00명 넘게 감소했다. 이는 주택 경기 부진에 따른 착공 물량 감소와 고금리 기조 유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한편으로 이 같은 인력 감축은 최근 건설 업계가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으로 전환 중임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수주 잔고를 늘리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면, 이제는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서울 정비사업이나 공공택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명암⸱⸱⸱기업 가치 '척도'는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주택 시장의 변동성 심화에 건설사들은 비주택 부문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과 해상풍력 등 에너지 관련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서 차별화된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파트너사인 미국 홀텍(Holtec)사와 함께 미시간주 펠리세이즈 SMR 2기 건설을 위한 인허가 신청서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제출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원전 시공을 넘어 설계와 운영 참여라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진출했음을 의미한다.
신한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은 원전 모멘텀에 가려져 있으나 실제 주택 및 신재생 부문의 착공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 저수익 공사 리스크는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완화될 예정이며, 원전 수주 경쟁력 확인과 재건축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전 공종 수주 경쟁력은 향후 밸류에이션 확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E&A는 유가 변동에 따른 해외 플랜트 발주 지연과 일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주가 수익률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적 진입장벽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변수가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극도의 저평가 PBR 국면⸱⸱⸱'운영 수익' 기반의 사업 모델로 전환
현재 건설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대건설과 삼성E&A를 제외하면 대부분 0.3~0.4배에 불과하다. 이는 시장이 건설사들의 자산 가치조차 제대로 인정하지 않을 만큼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상태라는 의미다.
건설사들은 이런 저평가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단순 시공 마진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임대 주택 운영, 모듈러 주택 공급 등 운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S&D를 통해 중소규모 개발 사업과 모듈러 주택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 내 블록형 주택' 모델과 맞물려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DL이앤씨 역시 업종 내 최저 수준인 PER 3.1배를 기록하며, 저평가 매력을 바탕으로 한 재무 건전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건설업계는 정부의 '관리 중심' 정책 기조 아래 부실을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대전환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대세 상승에 기대어 동반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능력과 기술 기반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한 소수의 대형사만이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실적 하향을 견인했던 저수익 공사는 올해부터 큰 폭으로 축소될 예정이며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밸류에이션 회복의 단초가 될 것"이라면서도 "PF 시장 건전성 규제와 강화된 업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선별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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