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5극 3특, 대한민국 재설계 ⑤完] 재정 주권 법제화와 데이터 기반 결산 감시 체계 고도화

백도현 기자 / 2026-01-14 16:05:51
지방공동세 도입 및 탄력세율 확대 등 특별법 핵심 조항의 실체 분석
정부의 5극 3특 권역별 전략산업 방침에 따라 대한민국 행정 체제의 무게중심이 재정의 독립으로 이동하고 있다. 5극 3특 체제의 실질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각 권역이 스스로 세입을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권한, 즉 '재정 주권(Fiscal Sovereignty)'의 확보가 핵심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정부의 5극 3특 권역별 전략산업 방침에 따라 대한민국 행정 체제의 무게중심이 재정의 독립으로 이동하고 있다. 5극 3특 체제의 실질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각 권역이 스스로 세입을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권한, 즉 '재정 주권(Fiscal Sovereignty)'의 확보가 핵심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국회와 정부가 2월 로드맵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할 '메가시티 특별법'의 재정 분야 핵심 쟁점과 데이터 기반의 결산 시스템 구축 방안을 분석했다.

■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조세 자립권 확보의 법리적 쟁점
5극 3특 체제의 메가시티들이 글로벌 강소국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결 과제는 세입 구조의 전면적인 재편으로 요약된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약 7대 3 수준인 상황에서는 지자체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중앙정부의 보통교부세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정학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내달 전략산업 발표와 연계해 추진될 특별법에는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일정 비율을 지역에 직접 귀속시키는 '지방공동세' 도입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자체장에게 부여되는 '탄력세율 조정권' 범위가 논의의 핵심이다. 아일랜드가 법인세율을 무기로 글로벌 기업을 유치했듯, 국내 메가시티들도 지역 전략 산업에 한해 법인세율 등을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논거가 제시되고 있다.

지방재정 분야의 권위자인 유태현 남서울대 교수(전 한국지방재정학회장)는 앞서 2024년 8월 한국지방자치학회·지방시대위원회 공동 세미나에서 재정 권한 이양의 필요성에 대해 "진정한 지방시대의 완성은 재정 분권에 있으며, 그 핵심은 지방세원의 확충과 조세 자율권의 확대"라며 "현재와 같은 교부세 의존형 구조는 지역의 창의적인 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재정적 칸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행정 통합에 따른 재원 재배치와 결산의 책임성 강화
행정 구역의 통합 논의는 중복되는 행정 기구와 산하 출연기관의 통폐합을 전제로 하며 이 과정에서 확보되는 재정 여력은 메가시티의 초기 동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해당 자금의 투명한 관리와 성과 측정 방식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기존의 분절된 결산 방식으로는 광역 단위로 비대해진 예산의 흐름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반영, 성장엔진 발표와 함께 '통합 재정 정보 시스템'의 고도화 계획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자체별로 분산된 예산 집행 내역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 실시간으로 예산의 누수 여부를 점검하고 산업별 기여도를 데이터로 측정하는 체계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장과 시·도의회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정부의 권한을 넘겨받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며 "동시에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세를 이양받는 것도 중요하다. 중앙에서 모든 권한을 갖고 결정하는 구조에서 지역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책임도 지우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 교수는 행정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불균형 우려에 대해서도 "행정통합을 통한 지역 발전에 대한 밑그림을 이해하기 쉽도록 구체화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지방정부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으면 스스로 위기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데이터 기반 결산 감시망과 전문 매체의 분석적 역할
5극 3특 체제하에서 예산 규모가 거대화됨에 따라 사후적 보고 위주의 기존 결산 방식은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지자체가 비대해진 조직 운영비에 세금을 낭비하지 않는지, 혹은 특정 전략 산업에 배정된 예산이 실제 GRDP 성장으로 연결되는지를 입증하기 위한 정밀한 결산 지표의 도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예산 집행 대비 지역 경제 기여도를 측정하는 성과 지표나 재정 투명성 등급제의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향후 각 권역이 확보하게 될 초격차 펀드나 에너지 특별회계 등 신설 재원의 운용 투명성은 메가시티 안착의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확보된 행정 효율화 재원이 실제 반도체 설계 인프라나 바이오 양산 시설, AI 데이터센터 등 확정된 전략산업 분야에 집중 투여되는지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 체계가 가동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5극 3특 체제의 안착은 행정적 결합을 넘어선 재정적 자립에 달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앙정부의 교부금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세입 구조를 확립하는 작업은 2026년 대한민국 지방 자치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례에서 확인되듯, 적은 인구로도 부강한 국가를 유지하는 비결은 영리한 예산 집행과 투명한 결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인적 자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백도현 기자

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