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⓵ K-반도체 '아킬레스건' 보강⸱⸱⸱설계·후공정 생태계 복원 추진

백도현 기자 / 2025-06-04 20:07:59
첨단 패키징 기술 자립화 및 팹리스-파운드리 연계 강화를 통한 산업 구조 체질 개선
재정 주도 소부장 국산화 지원 및 양산형 테스트베드 구축으로 밸류체인 내재화 시동
근로시간 규제 대신 성과 중심 보상체계 확립 기조⸱⸱⸱R&D 인력 유입 선순환 구조 모색
작년 12.3 내란과 그로 인한 경제 추락 위에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번 정부의 정책 본질은 강력한 재정지출과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이다. 특히 성장률 제고와 내수 부양 필요성이 중요해진 현재 국내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정책 비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일러스트=예결신문)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작년 12.3 불법 계엄사태 이후 맞이한 극한의 경제 위기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대전환'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상정했다. 이번 정부 정책의 본질은 강력한 재정 지출을 마중물로 삼아 민간 주도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영역을 정부가 직접 견인하는 '국가 책임형 산업 정책'이다.

특히 수출 회복과 내수 부양의 분수령이 될 하반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반도체 비전은 국가 경제 재건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 첨단 패키징 및 OSAT 경쟁력 확보 전략
4일 정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조성'과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한국 반도체가 초미세 공정(Front-end) 경쟁에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선전하고 있으나, 칩을 이어 붙이고 성능을 극대화하는 후공정(Back-end) 영역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와 같은 독자적 패키징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 종속을 탈피하기 위해 국내 OSAT(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강화하고 광주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후공정 특화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대만식 분업 생태계를 한국 실정에 맞게 이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료=정부

■ 팹리스-파운드리 연계 및 설계 생태계 자생력 강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이 3%대에 머물러 있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설계(팹리스) 역량 부재'에 대해서도 정밀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우수한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도 이를 실제 칩으로 구현해낼 파운드리 라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 한계에 부딪혀 왔다.

정부는 팹리스 기업들이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MPW(멀티프로젝트웨이퍼) 지원을 대폭 늘리고 파운드리 기업이 국내 팹리스의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할 경우 파격적인 정책 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설계와 생산의 수직적 연계를 정부가 직접 중재, 고부가가치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 소부장 국산화와 양산 연계형 인프라 구축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기술 자립은 공급망 안보의 핵심이다. 정부는 '양산 연계형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중소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대기업 생산 라인과 유사한 환경에서 즉각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양산 실적(Reference)'이 없어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구조적 악순환을 겪어왔으나 정부 주도의 공공 테스트베드가 이 간극을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지난 4월 '이지혜경제쇼YO' 인터뷰에서 "AI 반도체는 주문형 맞춤 제작이 필요한 제품으로 응용 분야마다 성능 요구가 다르다"며 "AI 반도체 상용화 경험이 부족한 한국은 실제 환경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조성해 수요 기반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IM증권, 예결신문 재구성)

 ■ 주 52시간제 기조 유지와 성과 중심 보상 체계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대신, 노동 시간의 양보다는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통해 연구 몰입도를 높이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동일한 노동 규제 속에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글로벌 우위를 점한 사례를 참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우수 R&D 인력에게 파격적인 스톡옵션과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보완, 인재 유출을 막고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더 일하고 더 높은 보상을 줄 수 있는 전문직 유연근무제가 절실하다"며 "국내 반도체 산업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경직된 노동시간 규제에 있다. 연구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지난 2월 국회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역사상 처음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에 직면했다. 글로벌 경쟁국들은 보조금뿐 아니라 연구 인력의 노동 유연성까지 확보하며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도 전문직 유연근무제 도입 등 연구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재계에서는 정부의 반도체 공약이 정확한 시장 진단과 전략적 방향성을 갖췄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구상이 실제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정책 연속성과 정밀한 실행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반도체는 기술의 변화 주기가 매우 빠르고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정권의 성향과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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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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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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