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영향은?

백도현 / 2024-09-19 17:22:49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향후 업계 판도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대항항공

[예결뉴스 = 백도현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 발표 이후 약 4년이 지난 현재 양사는 미국 당국의 심사 결과만을 남겨뒀다. 이에 신주 인수계약 관련 거래선결조건 등과 관련해 양사 통합이 불러올 국내 항공산업 변화와 향후 항공사별 전망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계약 진행 현황

1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총 9개 필수 신고국가와 5개 임의 신고국가 중 13개 경쟁당국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는 등 심사 절차가 어느 정도 종결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발행 영구전환사채 3000억원 취득과 계약금 및 중도금 7000억원 납입 이후 차환 발행 목적의 영구전환사채 재인수(,000원) 및 추가 신종자본 증권 매입(1750억원) 등 유동성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당국의 승인으로 신주인수계약 거래선결조건 이행이 완료된다면 유상증자대금 잔금 약 8000억원을 지급하게 된다.

지난 2월 유럽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기점으로 양사 간 신주인수계약 거래종결기한이 올 12월 20일로 변경되었다. 본건 거래 계약금 3000억원 중 1500억원은 이행보증금으로 전환됐으며 계약금, 중도금의 인출과 사용 또한 가능하게 됐다. 

변경기한까지 거래가 종결되지 않거나 일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 확정돼 신주인수계약이 해제된다면 이행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계약금 및 중도금 중 최대 2200억원은 영구전환사채로, 이외 금액은 장기대여금으로 바뀔 예정이다.

■ 통합 이후 항공산업 내 주요 변화

항공사별 사업지위 및 산업 내 경쟁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여객기단 기준 200대 이상의 ‘메가캐리어’로 재탄생하며 국내 1위 사업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LCC(Low Cost Carrier) 중 최다 항공기단 보유 항공사가 제주항공에서 통합 진에어로 변경되며, LCC 간 여객점유율 격차는 과거 대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사업의 경우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를 인수하며 2위 화물사업자로 부상하겠으나, 인수 전 에어인천 화물기의 공급여력이 화물매출 창출에 기여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belly space 대비 크지 않음을 감안할 때 인수 직후 1위 대한항공과의 점유율 격차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경쟁제한성 해소를 위한 국가별 경쟁당국의 신주인수계약 승인조건 이행 과정에서 항공사별 사업 및 노선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 당국 요건 충족을 위한 여객노선 진입항공사 확보 및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통해 티웨이항공은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노선에 대한 운항을 시작했으며 에어인천은 아시아에서 전 세계로 화물 공급망을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항공산업 구조 개편을 기점으로 FSC(Full Service Carrier) 고유 영역이던 장거리 여객운송사업 및 화물 운송사업 등에 대한 LCC들의 진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LCC 간 운영전략 차별점과 실적 격차 발생 여부가 주목된다.

항공사간 인수합병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 크기, 인구 수 대비 국적항공사가 많아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 미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통합 대한항공, 통합 진에어라는 대형항공사 탄생은 독립계 항공사 간 통합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코로나 시기에 항공사 주요 주주로 자리잡은 사모펀드들이 펀드 만기를 앞두고 지분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인수합병 및 경쟁구도 재편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규 취항노선 확대, 고객군 세분화에 따른 잠재수요 유입 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여객운송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보유 슬롯 및 운수권 이전으로 인한 실적 저하 영향 상쇄, 통합 이후 중복노선에 대한 기재운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대한항공 및 산하 항공사들이 신규노선 개척 기조를 이어감에 따라 국내 항공시장의 운항노선 다양화 및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고운임으로 인해 고객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데, 진입항공사가 비교적 저렴한 항공편을 출시할 경우 잠재됐던 여객 수요 발굴도 가능할 전망이다.

■ 통합 이후 주요 항공사별 전망

한기평은 이번 산업 재편으로 항공사별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 진입항공사로 선정된 티웨이항공, 에어인천의 경우 사업기반 제고가 두드러지는 반면,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은 상대적 사업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영업효율성이나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 대한항공, 수익창출력 확대···신용도 A-/안정적

연결기준 여객, 화물 합산 약 280대(대한항공 외 산하항공사 합산기준)를 상회하는 기단을 바탕으로 20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확보하며 글로벌 10위권 항공사 진입이 예상되는 등 큰 폭의 수익창출력 확대와 사업안정성 개선이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과 유럽, 미국 중심의 슬롯/운항권 이전에도 노선포트폴리오 다각화 정도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구조가 미흡한 아시아나항공 연결 편입 영향과 최근 항공기 도입 계획 등을 고려하면 인수 이후 차입금 증가는 불가피하나, 수년간 확충한 재무여력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향후 통합 대한항공 신용도에는 PMI(Post-Merger Integration, 인수 후 통합) 및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정상화에 소요되는 시간과 그 과정에서의 재무부담 확대 폭 통제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양사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영업효율성 제고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개선된 재무안정성이 유지된다면 신용도의 긍정적 모멘텀이 커질 수 있다.

□ 아시아나항공, 이익창출력 저하예상···신용도에는 긍정적

화물사업 분리 매각과 장거리 노선 슬롯, 운수권 이전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정도가 약화되고 이익창출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재무구조는 약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 5000억원의 화물사업 매각대금 유입 등 대규모 자본 확충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신종자본증권 상환 및 항공기 조달구조 변경 등 대한항공 주도 아래 체질 변화와 금융비용 감축에 힘입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화물사업 분리 매각 및 주요 노선 슬롯/운수권 이전으로 인한 영업실적 저하가능성과 유상증자대금 유입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 등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어 대한항공으로의 피인수가 자체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경우 대한항공으로부터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증가하는 점은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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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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