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그룹 계열사 STX건설이 경영난 탓에 그룹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초부터 지원받은 자금은 현재 330억원이 넘는다. 지원 주체는 주로 SM그룹 지주사 격인 '삼라'와 '삼라마이다스'다.
지난 2022년 SM그룹은 삼라마이다스를 앞세워 회생절차 중인 STX건설을 인수했다. 하지만 건설업황이 나빠지면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STX건설은 올 1월 STX건설산업으로부터 25억원을 차입했다. 이를 위해 삼라는 제3자 담보 제공을 위해 SM인더스트리 보통주 10만1128주를 내놨다.
SM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건 삼라와 삼라마이다스다. 이 중 우오현 회장이 보유한 지분율은 각각 68.8%와 74%다.
올해 1월 초 STX건설은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역시 삼라마이다스가 지원군으로 나섰다. STX건설은 삼라마이다스가 100%를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는 사실상 자회사에 대한 자금 수혈이다. 삼라마이다스는 주주배정 증자 방식으로 75억원을 지원했다.
그룹의 지원은 또 있다. 유증을 단행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STX건설산업은 주식담보를 통해 다시 75억6000만원을 지원했다. STX건설은 대여수수료로 거래금액 절반의 연 3.5%를 지급해야 한다.
눈에 띄는 건 STX건설산업은 HMM(구 현대상선) 주식 40만주를 담보로 내놨다는 점이다. 2023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STX건설은 HMM 주식 207억원을 보유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SM그룹 계열사가 총동원돼 STX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 경남기업은 작년 1월 40억원, 4월 20억원을 빌려줬다. STX건설산업도 작년 1월 78억3600만원을 제공했다. 세 건 모두 삼라의 제3자 담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년 9월에는 삼라마이다스의 99.9% 자회사 신촌역사도 20억원을 빌려줬다.
SM그룹이 STX건설을 인수한 건 2022년이다. 2021년 1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STX건설을 인수했다. 덕분에 STX건설은 2022년 11월 말 회생절차를 졸업했으나 이듬해 또다시 늪에 빠진 모습이다.
STX건설의 2023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107억3900만원) 대비 22.3% 감소한 83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그해 영업손실은 40억200만원이었다.
특히 부채비율은 전년 134.4%에서 10배나 증가한 1251.6%나 된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1년 새 9.6%에서 52.2%로 6배 가까이 뛰었다.
SM그룹 관계자는 "충남 아산 부지 매입 후 개발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통해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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