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2025  예산 점검 ①] 마른 수건 짜내 만든 2조5800억⸱⸱⸱'재정 보릿고개' 현실화

김지수 기자 / 2025-05-18 22:56:26
평택시의 2025년도 살림살이 규모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2조5798억원이다. 기정예산(본예산) 대비 약 6.11%인 1484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평택시의 2025년도 살림살이 규모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2조5798억원이다. 기정예산(본예산) 대비 약 6.11%인 1484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17일 시 예산서에 따르면 이번 시 예산은 외형 확장 재정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 정체와 고정 지출 증가라는 이중고 속에서 '영끌'에 가까운 재원 조달로 버텨낸 고육지책임이 여실히 드러난다. 

■ 지방세는 '제자리', 빚과 비상금으로 버틴다
시 재정의 가장 큰 경고등은 세입 구조에서 켜졌다. 도시 살림의 가장 기초가 되는 지방세 수입은 1회 추경 기준 7508억원으로, 기정예산과 비교해 단 1원의 증가도 없다. 이는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해 취득세 등 주요 세목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

자체 수입이 막히자 평택시는 비상금과 빚에 의존하는 구조를 택했다. 부족한 곳간을 채운 것은 '보전수입등 및 내부거래' 항목이다. 이 항목은 기정액 779억원에서 추경을 거치며 76.72% 급증한 1376억원으로 편성됐다. 특히 순세계잉여금을 포함한 보전수입 등이 115.6%나 폭증했는데, 이는 시가 가용할 수 있는 잉여 재원을 탈탈 털어 넣었음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빚이다. 시는 이번 추경을 통해 지방채 발행 규모를 당초 283억원에서 353억원으로 24.73%(70억원) 늘렸다. 세수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중단할 수 없어 빚을 내서라도 사업을 끌고 가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이는 당장의 급한 불은 끄겠지만, 향후 이자 상환 부담 등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복지·환경'에 절반 이상 투입…경직성 경비 심화
힘겨운 세입 여건 속에서도 지출 구조는 복지와 환경에 집중됐다. 기능별 세출 예산을 분석한 결과,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8755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3.94%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이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로, 기초생활보장(1238억원), 보육(2900억원), 노인 복지(2775억원) 등 시민의 생계와 직결된 필수 예산만큼은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환경 분야 역시 전체의 21.45%인 5535억원이 배정됐다. 상하수도 수질 관리에만 3654억원이 투입되며 폐기물 처리 예산도 추경을 통해 10.9% 증액된 1465억원이 편성됐다. 사회복지와 환경, 두 분야에만 전체 예산의 절반이 넘는 55%가 투입되는 구조다. 이는 시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 재원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새로운 지역 개발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부족함을 시사한다.

자료=평택시

■ 본청·사업소 예산 쏠림…읍면동은 '제자리'
조직별 예산 배정을 살펴보면 상하수도사업소가 3293억원(12.77%)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운용하며 행정자치국(2853억원), 환경국(260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최일선 행정 조직인 읍면동 예산이다. 25개 읍면동의 전체 예산은 194억8000만원으로 시 전체 예산의 0.76%에 불과하다. 팽성읍(15억), 안중읍(13억)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면·동 지역 예산은 수억 원대에 그쳤다. 추경을 통해 일부 증액이 있었으나 전체적인 비중은 미미해 주민 밀착형 소규모 숙원 사업 추진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방채 353억 시대, '허리띠 졸라매기' 넘어선 구조조정 필요
올해 시 재정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총규모는 2조5000억원을 넘겼지만, 그 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잉여금과 빚이다. 예비비를 당초 256억원에서 167억원으로 34.45%나 삭감한 것 은 시 재정이 얼마나 타이트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내년 재정 절벽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가 이번 예산안에서 보여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실제 집행 과정에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빚만 늘어난 채 재정 위기를 맞을지 올해 시 재정 운용의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간단 요약
• 평택시 2025년 예산 2조5798억⸱⸱⸱커진 외형에도 지방세 수입은 0% 성장, 세수 기반 약화 
• 재원 부족에 순세계잉여금 등 보전수입 76.7% 상향, 지방채 353억 발행 
• 사회복지(34%), 환경(21%) 분야에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 투입⸱⸱⸱필수 공공 기능 유지 주력

예결신문 / 김지수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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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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