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스피 5000' 장미빛 전망에 덮친 방시혁의 그림자⸱⸱⸱신뢰의 시험대 선 한국 증시

백도현 기자 / 2025-07-18 22:02:40
하이브 방 의장 1900억원대 부정거래 의혹이 드러낸 자본시장의 민낯
검찰 수사 결과가 결정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선진 시장 진입의 향방
한국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기회와 고질적인 위기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증시 체질 개선을 전제로 '코스피 5000'이라는 전망치를 내놓는 사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부정거래 의혹이 검찰 수사로 전환되며 시장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한국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기회와 고질적인 위기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증시 체질 개선을 전제로 '코스피 5000'이라는 전망치를 내놓는 사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부정거래 의혹이 검찰 수사로 전환되며 시장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쏠려 있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가 향후 2년 이내에 현재보다 50% 이상 상승해 코스피 5000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러한 낙관론의 근거는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 확대', '기업 운영의 투명성 강화' 조치 등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와 맥쿼리 역시 코스피 4000 선을 단기적인 상승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시작점으로 평가했다.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드문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배구조 리스크만 걷어내면 향후 10년 이상의 장기 상승 사이클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시동 경제평론가는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상태"라며 "PBR이 1배 수준까지만 회복되어도 코스피 3000은 하방 지지선이 되며, 개혁이 본격화되면 5000이라는 숫자도 충분히 가시권에 들어온다"고 분석했다.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시점에 터져 나온 하이브 사건은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상장 전 초기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불투명하다고 속여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도록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방 의장은 해당 시기에 이미 상장 필수 절차인 지정감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구체적인 상장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지점은 방 의장이 사모펀드가 챙긴 수익의 30%를 돌려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백마진 계약' 의혹이다. 이를 통해 방 의장이 챙긴 부당 이득은 19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브 주가는 상장 직후 35만원까지 급등했으나, 해당 펀드들이 물량을 대거 쏟아내며 14만원로 60%나 폭락했다.

이 과정에서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국민연금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자본시장법 178조 위반으로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제도 개선의 실효성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사주 의무 소각 등 개혁 법안들이 기업의 로비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박 평론가는 "재벌 오너의 부정거래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사법 정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IB들이 내놓은 코스피 5000 전망은 한낱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은 한국 시장이 투명한 자본주의 체제로 진화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사건은 한국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검찰 수사와 향후 법원의 판결은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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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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