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미시간 공장 또 사망 사고⸱⸱⸱안전 리스크에 북미 확장 '암초' 되나

백도현 기자 / 2025-07-29 21:54:33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시장 공략이 핵심 생산 거점인 미시간주 공장에서 발생한 잇따른 인명 사고와 안전 관리 부실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 같은 사고에 노조 결성 압박과 연방 정부의 보조금 심사 리스크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시장 공략이 핵심 생산 거점인 미시간주 공장에서 발생한 잇따른 인명 사고와 안전 관리 부실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 같은 사고에 노조 결성 압박과 연방 정부의 보조금 심사 리스크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지시각 27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장비 설치 작업 중이던 LG PRI 소속 연구원이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LG PRI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에 필요한 생산 장비를 개발하는 소재·생산기술원이다.

홀랜드 공공안전국은 피해자가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긴급 구조나 심폐소생술이 시도되지 못할 만큼 상황이 위중했다고 발표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최근 시설 증설을 완료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하며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연이은 인명 사고로 인해 공장의 안전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2023년에 이어 같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두 번째 사망 사고라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의 안전 관리 기록은 현지 규제 당국의 집중 감시 대상이다. 앞서 작년 4월 미시간 산업안전보건국은 LG엔솔에 대해 7건의 위반사항을 적발, 약 1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과 미시간 산업안전보건국(MIOSHA)의 자료를 종합하면 이 회사의 안전 경영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LG엔솔은 2017년 이후 OSHA로부터 총 24건의 안전 위반 사례가 적발됐으며 그중 일부는 '의도적' 또는 '중대' 위반으로 분류된 상태다.

출처: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 및 미시간 현지 보도 자료 종합

이번 사고는 대외적인 경영 리스크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노동계다.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현지 노동 단체들은 이번 사망 사고를 배터리 공장의 위험한 작업 환경을 증명하는 사례로 규정했다. 

이는 향후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사업장 내 노조 결성 시도를 가속화하는 강력한 명분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와 얼티엄셀즈 등 주요 배터리 관련 사업장에서 노조 영향력이 커지는 시점과 맞물려 LG엔솔의 노사 관리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 정부의 정책적 압박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미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에너지부(DOE) 대출 심사 과정에서 '안전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 여부를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있다.

반복되는 사망 사고와 OSHA의 의도적 위반 기록은 향후 세액 공제 혜택이나 추가 금융 지원 심사에서 한국 기업에 불리한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ESG 기준을 강화하는 투자자들의 압박까지 거세지며 자본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실질적 경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필립 리너트 LG에너지솔루션 북미 대외협력 매니저는 "사고 희생자의 유가족과 동료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안전은 최우선 가치이며 사고 라인의 신규 설비 가동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즉시 중단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반복된 안전 위반 기록과 맞물려 시장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장비 개발과 설치를 담당하는 계열사 LG PRI 소속 직원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으면서 계열사 간 협업 과정에서의 안전 가이드라인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술력과 생산 능력 확대에 치중해온 K-배터리의 확장 전략이 현지 문화와 법규에 부합하는 안전 경영 내재화라는 숙제를 만났다고 분석한다.

현지 통상 전문가는 "미국 내 제조업 부흥 정책의 핵심은 결국 노동자의 생명 보호와 직결된다"며 "단순한 벌금 납부와 일시적 가동 중단으로는 누적된 의도적 위반의 오명을 씻기 어렵고 정치권과 노동계의 거센 압박을 견디기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인 안전 체계 재정립에 실패할 경우 북미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의 장기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백도현 기자

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