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파업 장기화에 코나 라인 '멈춤'⸱⸱⸱영업이익률 1%대인데 '매출액 2%' 성과급?

백도현 기자 / 2024-11-05 21:59:10
노조 "매출 11조 달성, 합당한 보상해야" vs 사측 "적자"
파워트레인 공급 차질로 현대차 생산 타격 현실화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완성차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조는 '매출액의 2%'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낮은 영업이익률을 근거로 이를 수용할 경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완성차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조는 '매출액의 2%'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낮은 영업이익률을 근거로 이를 수용할 경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한 달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파업의 여파로 현대차 울산공장의 코나 생산 라인 일부가 가동을 멈추는 등 공급망 리스크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 쟁점은 '성과급 산정 기준'⸱⸱⸱매출액 vs 영업이익

노사 간 대립의 핵심은 성과급 규모다. 노조 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약 11 6940억원)의 2%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4.2% 성장하며 외형 확장을 이룬 만큼, 이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제안된 상여금 규모는 회사의 성장세에 비추어 부족하며, 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사측은 매출액이 아닌 영업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현대트랜시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70억원으로, 전년(1517억원)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48%에서 지난해 1.00%로 턱걸이 수준이다.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이 2%를 넘긴 적이 없을 정도로 수익성 구조가 취약하다.

사측 추산에 따르면 노조의 요구대로 성과급(매출액의 2%)과 기본급 인상을 단행할 경우 소요 재원은 약 241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170억원)의 두 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 안을 수용하면 회사는 즉시 막대한 적자에 직면하게 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회사는 대안으로 ▲기본급 9만6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00%+700만원 ▲격려금 100%+5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이는 총 1075억원 규모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92% 수준이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한 상태다.

■ 완성차로 번진 불똥⸱⸱⸱구조적 수익성 한계도 지적

파업이 길어지면서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주력 생산품인 변속기 공급이 끊기면서 현대차 코나 등 일부 차종의 생산이 중단됐으며,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약 1000억원대의 생산 차질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대트랜시스의 구조적인 수익성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트랜시스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700만원(2023년 기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회사의 이익률은 1%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완성차 계열사로서의 수직 계열화 구조상 납품 단가 결정권이 제한적인 데다, 지난해 768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전문가는 "부품사의 낮은 영업이익률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임금 인상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모기업과 부품사 간의 이익 배분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도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백도현 기자

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