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트럼프의 '선택적 보호주의'⸱⸱⸱애플·테슬라엔 '방탄조끼', 삼성엔 '비상등'

백도현 기자 / 2024-12-19 20:53:09
트럼프 2기, 자국 기업 보호 위해 대중국 관세 '핀셋 적용' 시사
"애플이 삼성에 지는 것 원치 않아"⸱⸱⸱팀 쿡의 ‘설득 외교’ 또 통했나
삼성전자, 기울어진 운동장서 불공정 경쟁 내몰릴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를 앞세워 미국 기업 챙기기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애플과 테슬라를 대중국 관세 폭탄의 사정권에서 제외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BYD 등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를 앞세워 미국 기업 챙기기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애플과 테슬라를 대중국 관세 폭탄의 사정권에서 제외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BYD 등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및 가전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관세 무기, 아군은 예외"…트럼프의 철저한 실리주의
17일(현지시각) 미국 유력 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트럼프 당선인이 애플과 테슬라에 대해 대중국 관세 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두 회사의 생산 구조가 중국에 깊이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막대한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일괄 부과할 경우, 이들 기업이 미국으로 들여오는 제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이는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인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매체는 "트럼프는 테슬라가 중국의 BYD에 밀리고, 미국의 자존심인 애플이 한국의 삼성전자에 패배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관세라는 무역 장벽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되, 그 불똥이 자국 기업인 애플과 테슬라에 튀는 것은 막겠다는 '선택적 보호무역'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 되살아난 '팀 쿡의 2019년 만찬'…삼성 견제 논리 먹혔나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치밀한 대관 업무와 설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있었던 팀 쿡과 트럼프의 만찬 일화를 재조명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던 당시, 팀 쿡은 트럼프와의 식사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한국과 베트남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관세를 물지 않는다. 애플만 관세를 맞게 되면 가격 경쟁에서 삼성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트럼프는 당시 이 주장을 "매우 설득력 있다"고 받아들였고, 실제로 이후 애플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애플은 이에 화답하듯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며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매체는 "취임식을 앞두고 팀 쿡이 트럼프와 다시 한번 회동한 것은 놀랍지 않다"며, 과거의 ‘삼성 견제 논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다시 한번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 삼성전자, '역차별' 파고 넘을 수 있을까
문제는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에게 명백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생산 시설이 중국을 떠나 미국 본토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현실적인 여건상 중국 의존도를 단번에 끊어낼 수 없음을 인지하고 과도기적인 조치로 자국 기업에만 '관세 면제권'을 부여하려는 것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불공정한 게임을 치러야 한다. 삼성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며 미국의 대중국 제재 리스크를 피해왔다. 그러나 경쟁사인 애플이 중국의 저렴한 인프라를 계속 활용하면서도 관세 혜택까지 받는다면 삼성은 가격 경쟁력과 영업이익률 면에서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자국 기업엔 방패를, 경쟁국엔 창을 겨누는 격"이라며 "특히 애플이 관세 면제를 받는다면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서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기여도를 근거로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다시 시작된 무역 전쟁의 파고 속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생존 게임이 예고되고 있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백도현 기자

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