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산단 환경개선 122억, 기반시설 정비 33억 배정⸱⸱⸱"회색빛 공단을 녹색으로"
시의회 "관행적 예산 삭감, 시민 안전·인프라에 투자하라" 강력 주문
[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화려한 복지 정책 뒤에 가려진 도시의 '핏줄'과 '심장'을 살리기 위한 예산들이 주목받고 있다. 조성된 지 40년이 넘은 안산시는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교체와 반월국가산업단지(안산스마트허브)의 재생이 시급한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예결신문은 안산시의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서'와 '공기업 특별회계 예산서'를 분석해 도시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 예산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 물길을 터라: 상하수도 예산 2294억⸱⸱⸱'맑은 물' 위한 사투
20일 시 예산서에 따르면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상하수도 분야는 이번 예산에서 가장 내실 있게 다뤄진 부분 중 하나다. 시의 2025년 공기업 특별회계 예산은 총 2294억원(상수도 1029억, 하수도 1265억)으로 확정됐다. 이는 단순히 물을 공급하고 처리하는 비용을 넘어 노후화된 시설을 뜯어고치는 '대수술'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상수도 분야에서는 '유수율 제고'와 '시설 현대화'가 핵심이다. 시는 급수 계량기 관리 및 교체에 16억원을 투입하고, 상수도 시설 개선에 55억원을 배정했다. 특히 이번 추경에서 연성정수장 시설 개선을 위한 자산 취득비 등을 증액하며 깨끗한 수돗물 공급 의지를 보였다.
하수도 분야는 더욱 굵직한 사업들이 포진해 있다. '하수관로 관리'에 55억원,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 관리'에 407억원이 투입된다. 주목할 점은 자본적 지출로 잡힌 '하수처리장 개보수(기계장치)' 예산 37억원이다. 노후화된 하수처리장의 방류 펌프를 교체하고 시설을 현대화해 악취 민원을 해결하고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 심장을 뛰게 하라: 반월산단 재생에 155억 '수혈'
안산 경제의 심장인 반월국가산업단지(안산스마트허브)의 노후화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도 대폭 확충됐다. 시는 이번 추경에서 산업단지 환경 개선에 122억원, 기반시설 정비에 33억원 등 총 155억원 규모의 예산을 산단 재생에 쏟아붓는다.
세부적으로는 '환경오염 방지시설 설치 및 개선비 지원'에 121억원을 배정해 영세 기업들의 노후 대기 방지 시설 교체를 돕는다. 이는 산단 내 미세먼지와 악취를 줄여 '회색 공단'을 '녹색 산단'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다.
또한, '안산스마트허브 도로 및 보도 포장 보수'에 18억원을 투입해 근로자들의 출퇴근길 안전을 확보하고 물류 이동의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활력 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을 통해 삭막한 공단 거리에 문화를 입히고 청년 근로자들이 머물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이는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청년 인력난에 시달리는 산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소프트웨어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 시의회 주문: "보여주기식 사업 말고 '안전'에 집중하라"
이러한 인프라 예산 확정의 배경에는 시의회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시의회는 지난 본예산 및 추경 심사 과정에서 "행사성 경비나 홍보비 등 소모성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고,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지하시설물 유지관리와 노후 인프라 개선에 예산을 최우선 배정하라"고 집행부를 압박했다.
실제로 예결특위는 지하 공동구(전력구, 통신구 등) 유지관리비 17억원을 꼼꼼히 심사하며 안전 불감증을 경계했다. 또한, CCTV 통합관제센터 운영 예산 76억원과 방범용 CCTV 구축 예산 7억5000만원을 확정하며 범죄 없는 안전 도시 만들기에 힘을 실었다. 이는 "화려한 겉치레보다는 내실 있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의회의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2025년 안산시 인프라 예산은 '노후화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고 정의했다.
그는 "상하수도와 산업단지라는 도시의 기본 뼈대를 다시 세우는 데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있다. 복지 예산 증가로 인한 재정 압박 속에서도 이러한 필수 인프라 예산을 지켜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40년 된 계획도시의 노후화 속도는 예산 투입 속도보다 빠를 수 있다. 안산시는 이번에 확보된 예산을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집행하여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 환경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간단 요약
• 상하수도 특별회계 2294억 확정⸱⸱⸱노후 상수도관 교체, 하수처리장 기계장치 현대화 등 도시 기초 시설 정비 집중
• 노후화된 반월산단 경쟁력 강화 위해 환경 개선에 122억, 도로 정비 등 기반 시설에 33억 투입
■ 출처
• 2025년도 예산서
•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서
• 시정 질의서
예결신문 / 김지수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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