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3부’라 우기더니···삼부토건, 100억대 주가조작 딱 걸렸다

백도현 기자 / 2025-03-04 20:25:05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 연루···김건희 특검 필요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실체가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금감원이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급등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주가조작이 있었던 정황을 포착하면서다.

의혹은 지난해 6월 처음 불거졌다. 한달 전 당시 해병대 ‘채상병 죽음’과 관련, 논란의 정점이었던 임성근 전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한 한 단톡방에서 뜬금없는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지시가 발견된 것. 

당시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나 해당 단톡방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주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선은 임성근에서 삼부토건으로 전환됐다. 더구나 이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의 계좌 관리인이었던 터다.

실제 삼부토건은 며칠 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뛰어든다는 호재에 주가가 5배 넘게 급등했다. 이에 관련자들과 국힘당은 ‘삼부’가 야간 골프를 의미하는 ‘3부’라고 우기며 방어했다. 하지만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임성근으로부터 “국방부 골프장엔 3부는 없다”라는 증언이 나오며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지적과 고발에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조사에 착수했다. 더디게 흘러가던 금감원의 조사는 6개월 만인 오늘(4일) 비로소 주가조작 정황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가족, 삼부토건 지분을 조 전 회장 측으로부터 넘겨받은 최대주주, 관련 법인 등 10개 안팎의 계좌에서 2023년 5월 이후 수개월 동안 삼부토건 주식 수백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은 주가 급등 시기 주식을 처분해 최소 100억원대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은 “조사 관련 내용은 확인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며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당은 이날 “금감원이 삼부토건 조사에 소극적”이라며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한국거래소는 이미 지난해 10월 삼부토건의 이상 거래 심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는데 금감원은 지난 반년 동안 무엇을 했나”며 “100억원대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금감원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직격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김건희 특검’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종호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도 참여했다는 사실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골프 용어라고 우겼던 삼부는 결국 삼부토건 주가조작이었다”며 “특검으로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에 이어 삼부토건까지, 이 정도면 상습범”이라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제라도 김건희, 윤석열 부부의 국정농단을 단죄할 수 있도록 특검 도입에 협조하라”고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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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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