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 견인에도 배터리·화학 부문 신용 리스크
부채는 줄었지만⸱⸱⸱일부 계열사 여전히 ‘차입 의존’
석유화학 계열사 신용도 ‘줄하향’⸱⸱⸱사업 구조 재편 시급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SK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배터리'를 핵심 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회복에 힘입어 그룹 전체의 재무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배터리 사업 상장 지연 리스크와 석유화학 계열사 신용도 하락은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AI 메모리 반도체 82조 집중 투자 계획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까지 총 103조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 중 약 80%인 82조원을 AI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배정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2023년 5%에서 2028년 6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또한 AI 데이터센터(DC)와 AIX(AI 전환) 사업을 통해 수익 모델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투자 집중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3000억을 훌쩍 넘기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차입금 규모 역시 전년 대비 12조원 감소한 12조원으로 집계되며 재무 건전성이 강화됐다.
■ SK온 상장 지연 시 2.8조 콜옵션 리스크
반면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SK온은 2024년 1조1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전년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AMPC)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둔화(Chasm)와 현지 정책 불확실성이 가중된 결과다.
특히 시장은 SK온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 유치 당시 체결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내년 말까지 IPO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동반매도청구권(Drag Along)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자산 매각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투자 지분을 회수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국신용평가 김호섭 연구위원은 "SK온의 IPO가 기한 내 성사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약 2.8조 원 규모의 콜옵션 이행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며 "주가수익스왑(PRS) 정산 등 추가적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고려할 때, 배터리 부문의 실적 반등과 적기 상장 여부가 그룹 전체 신용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석유화학 계열사 신용도 하락⸱⸱⸱높은 차입금 의존도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23년 약 84조9000억원에서 2024년 79조5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34%에서 118%로 각각 개선됐다. 그러나 계열사별 재무 상황은 양극화 양상을 띠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 규모는 각각 31조원과 5조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계열사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SK피아이씨글로벌, SK어드밴스드, SKC 등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업황 부진의 여파로 신용등급이 하향되거나 '부정적' 전망을 부여받았다. SKC는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나 기존 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투자 지출 확대가 겹치며 재무적 완충력이 약화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SK그룹이 추진하는 AI 중심의 성장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비주력 자산 매각과 배터리 부문의 조속한 흑자 전환 등 실질적인 재무 구조조정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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