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국방비 폭증에도 유럽 방산 붕괴⸱⸱⸱한국이 메운다

백도현 기자 / 2025-07-22 18:14:12
독일 무기 생산 병목⸱⸱⸱빠른 납기·가격경쟁력 앞세운 한국 방위산업 ‘해결사’ 부상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기존 유럽 강국들이 자국 무장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K(자주포. (일러스트=예결신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무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NATO 회원국들은 국방비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리고 있지만, 유럽 방산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기존 유럽 강국들이 자국 무장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 러시아 군수력 폭발… NATO 국방비 GDP 5%까지 확대
러시아는 전시경제 체제로 전환한 뒤 군수산업을 대폭 확장했다. 현재 러시아는 연간 전차 1500대, 장갑차 5700대, 장거리 드론 1800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전력 증강은 유럽 전체에 직접적 위협으로 다가왔다.

이에 NATO는 오는 2035년까지 회원국들의 국방비를 GDP의 5%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EU 역시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늘릴 수 있도록 GDP의 1.5%까지 부채를 허용하는 재정특례를 마련했다.

문제는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급은 제자리라는 점이다. 독일 KMW의 Leopard 전차는 연간 50대밖에 생산하지 못하며 스웨덴과 계약한 44대조차 2031년에야 납품 완료가 가능할 정도로 납기 지연이 심각하다. 프랑스 Nexter나 영국 BAE 역시 생산라인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 내 방산업체들이 긴급한 NATO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 독일은 내수 집중… 유럽 수요 공백 심화
독일 정부는 2029년까지 국방비를 1529억 유로(GDP 3.5%)로 늘릴 계획이다. 이미 독일 Rheinmetall의 수주잔고 325억 유로 중 70% 이상이 독일 국방부 발주 물량이다. 유럽 최대 방산 생산국조차 수출보다 자국 수요 대응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유럽 시장은 외부 공급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NATO 회원국들이 안정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인 셈이다.

■ 한국, 유럽이 찾은 ‘방산 구세주’
한국은 이미 폴란드와 대규모 K2 전차·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유럽 전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Leopard가 한 대 생산에 평균 4.5년 걸리는 반면, K2 전차는 1.5년이면 납품 가능하다. 연간 생산량도 100~120대 수준으로 독일보다 두 배 이상 많으며, 추가 시설 확장을 통해 연간 200대 이상도 생산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방공미사일 등 포병·방공체계 통합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노르웨이·핀란드·폴란드 등과 추가 계약 협상도 진행 중이다.

LIG넥스원은 NATO 통합체계와 호환되는 미사일·대공방어 시스템을 제공하며 프랑스 MBDA보다 가격과 납기 모두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과 KAI는 무인기와 경공격기 분야에서 러시아 Lancet 드론 위협에 대응할 대드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

여기에 탄약을 공급하는 풍산, 엔진·동력계통을 담당하는 두산DST까지 더하면, 한국은 전차·포병·방공·드론·탄약을 아우르는 완성형 패키지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 유럽 수요 당장 1400대…한국 3년이면 충족
현재 유럽이 당장 보충해야 할 전차 수요는 약 1400대 수준이다. 독일 KMW가 연간 50대씩 생산한다고 보면 10년 이상 걸리는 물량이다. 반면 현대로템은 3~4년 내 소화가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NATO의 방위비 확대에 따라 자주포·장갑차·드론 수요도 최소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이 이를 흡수할 경우 연간 30~40% 이상의 수출 증가율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NATO 회원국들은 향후 10년 동안 국방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독일·폴란드·핀란드·루마니아 등 주요 회원국들은 현재 GDP 대비 2.3~2.8% 수준인 국방비를 4%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차·자주포·미사일·드론 등 방산 수요는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핀란드·루마니아 등은 한국 방산의 최대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 한국 방산업체 매출, NATO 확대 시 2배 성장
전문가들은 NATO 조달사업이 본격화되면 한국 방산업체들의 매출이 현재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iM증권은 ▲현대로템은 유럽 추가 계약 체결 시 수주잔고 2배 이상 증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수요 급증으로 2026년 매출액 10조원 돌파 예상 ▲LIG넥스원은 NATO 호환 유도무기 강점을 바탕으로 주가 재평가(리레이팅) 등을 전망했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한국 방산업종에 대해 향후 1년간 주가가 20~30% 상승할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글로벌 방산 판도 재편…한국 톱3 수출국 노린다
현재 글로벌 방산 수출국 순위는 1위 미국, 2위 러시아, 3위 프랑스다. 그러나 유럽의 생산 병목과 NATO의 대규모 조달을 잘 활용하면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3위 수출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업체들은 이미 폴란드와 체결한 K2·K9 계약(약 20조원 규모)을 시작으로 노르웨이·핀란드·루마니아 등과 추가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NATO 공동조달사업에도 참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방위산업이 10년 만의 최대 호황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유럽은 더 이상 자급자족형 방산 시장이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조차 내수에 집중하며 NATO의 방위력 증강은 외부 공급자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로 전환됐다"며 "빠른 생산능력,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유럽 현지화 경험까지 갖춘 한국 방산업체들은 단기 수요 해소와 장기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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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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