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더는 노동자들 협박 말라" 성명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하나은행에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점심시간 하나은행 여의도 지점을 방문한 윤 의원이 긴 대기에 30분을 기다렸다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에 직접 전화해 항의했다는 것.
또 함 회장은 지점장들을 소집해 “점심시간을 슬기롭게 대처하라”고 압박했다는 뒷말도 나왔다.
이는 직장인 소통 플랫폼 ‘블라인드’에 처음 제기됐다. 자신을 하나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체 높으신 회장님 지인 국회의원이 점심시간 영업점에 갔다가 30분 대기했다는 이유로 회장님한테 전화해서 불만을 제기했다”며 “우리 변별력 최고인 회장님께서 그 전화에 진노하여 전체 지점장을 집합시켜 ‘점심시간 미사용’ 등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쑥대밭을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재벌 총수가 거느린 개인회사냐”며 “다음부터는 회장님 지인들은 따로 뱃지나 머리띠를 하고 방문해 주시면 버선발로 마중나가겠다”고 비꼬았다.
특히 A씨는 “우리 직원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연예인이건 정치인이건 이런 전화만 받으면 개인회사처럼 원칙도 없이 한다. 이게 긴급공지까지 내릴 일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3일 “노동자의 점심 밥상 걷어차는 국회의원과 지주 회장들에게 경고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이는 권력 남용이자 정치적 횡포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미 불안정한 휴게시간으로 고통받는 금융 노동자들을 더 이상 협박하지 말라”고 밝혔다.
노조는 “점심시간 침해는 하나은행만의 문제가 아니고 타 은행도 마찬가지”라며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윤 의원 갑질 논란은 계속 뭍히는 중이다. 블라인드 폭로글 포함, 유력 일간지 보도가 계속 삭제돼 의구심을 낳고 있다. 윤 의원 혹은 하나은행 측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본지>는 윤 의원실과 하나은행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결국 답변을 듣지 못했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