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안산도시공사가 개발사업에 편중된 수익 구조와 차입금 확대에 따른 재정 불안 요인에 직면했다. 올해 재무 운용의 핵심 변수였던 장상·신길2·초지역세권 지구의 분양 일정이 1~2년 이상 잇따라 연기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분양 수입 유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은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채 상환 여력 약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재무공시에 따르면 공사의 총차입금은 2023년 1473억 원에서 2024년 1900억 원으로 427억원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765억원에서 1124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94.2%에서 121.6%로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2.5%에서 40.7%로 확대됐다.
수익 구조 역시 개발사업 편중이 뚜렷하다. 2023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임대·시설관리 수익 비중이 56%, 개발·분양 수익이 41%였으나, 2024년에는 분양 수입 비중이 53%로 역전됐다. 공사는 당초 2025년에 세 지구의 본격 분양을 전제로 개발사업 비중이 6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 줄줄이 연기된 분양 일정
2024년 말부터 2025년 상반기 사이 장상·신길2·초지역세권 지구의 분양 일정은 모두 지연됐다. 장상지구는 본청약 일정이 올해 5월에서 2027년 10월 전후로 연기됐다.
신길2지구 역시 A1·A3·A2·A6·B1 블록의 본청약이 2026년 10월~2027년 9월로 조정됐다.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은 시의회 상임위 심의가 잇따라 보류되며 사업 자체 일정이 추가로 지연됐다.
이로 인해 올해 계획에 반영됐던 분양 수입은 대부분 내년 이후로 이월됐다. 현금흐름 공백이 발생하면서 EBITDA 감소가 불가피해졌고, 이는 재무지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결신문의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공사의 이자보상배율(ICR)은 분양 연기 영향이 반영되는 2025년에는 차입금 1800억원, 평균 금리 4.4%를 가정할 경우 이자비용은 약 80억원 수준이다. EBITDA가 400억~500억원 수준에 머문다고 가정하면 ICR은 5~6배에 불과하다. 분양 지연이 심화될 경우 ICR은 3배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ICR 회복의 핵심은 분양 일정이다. 세 지구의 일정 지연은 단순한 사업 차질을 넘어 공사의 단기 현금흐름과 부채 상환능력을 직격한다. 금리 상승과 단기 차입 편중 구조까지 겹치면 재정 경직성은 한층 심화될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분양 수입 지연은 공사의 현금흐름 공백과 단기 차입금 상환 압박을 동시에 유발한다는 점 ▲임대 및 운영 수익의 완충 능력이 부족한 점(2024년 기준 임대사업 영업이익은 약 92억 원, 시설관리 수익은 115억원에 불과해 80~90억 원대의 이자비용을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단기차입 위주의 조달 구조 위험 요인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만기가 집중된 자금 구조는 금리 및 분양 일정 변화에 민감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공사는 상가·지하도상가 재정비와 신길지구 상업시설 임대를 통해 임대수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물출자 자산 활용을 통한 재원 다변화도 병행하고 있다. 분양 지연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 관리 계획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방공기업 재정전문가는 “ICR이 4배 이하로 떨어지면 부채 상환과 자금 운용이 동시에 경직된다”며 “분양 일정 지연에 대응할 조기경보 체계와 유동성 확보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안정 수익 기반이 부채 상환을 지탱할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했다”며 “개발 편중 구조를 조정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ICR 4배 이하 하락 시 자동경보제 도입 및 이사회·시의회 즉시 보고 ▲분양 일정·현금흐름 실적의 분기별 공개 및 지연 시 자동 조정 ▲임대·운영 수익 기반 강화 및 복합상업시설 운영모델 개선 ▲단기차입 비중 축소와 금리 헤지 확대를 통한 차입 구조 개선 등을 제언했다.
■ 간단 요약
• 장상·신길2·초지역세권 지구 분양이 1~2년 이상 지연되며 2025년 분양 수입이 대부분 2026년 이후로 이월됐다.
• 이자보상배율(ICR)은 42.2배(2022)→11.3배(2023)→3~6배(2025 예상)로 하락하며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개발 편중 수익 구조에서 안정 수익 기반과 차입 구조 개선으로의 전환이 공사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의 관건이다.
■ 출처
• KIS공시, 신용평가서
• 공사 예산공시, 재무제표
• LH 공지·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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