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보험업권은 정책적 규제 완화 기대감 속에서도 구조적인 손익 부진이 지속되며 KOSPI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보험사들의 2분기 실적은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 생존담보 손해율 상승, 장기보험 예실차 악화 등으로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를 하회했다.
증권가는 보험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Neutral)’을 유지하며 하반기에는 규제와 수익성 모두를 아우르는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KOSPI 대비 부진한 흐름···규제 불확실성과 손익 악화가 원인
2올 상반기 보험업종은 24.1% 상승하며 KOSPI(+28.0%)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보험부채 평가 제도인 K-ICS의 변동성, 배당가능이익 확보의 불확실성, 장기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순자산 축소 우려 등이 주가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1분기에는 6.9% 하락을 겪은 후 2분기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언급에 반등했으나, 배당 가시성이 뚜렷한 삼성계 보험사와 낮은 현대해상·한화생명 간 가치평가 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 2분기 순이익 2.1조···전년比 13.1% 감소
2분기 커버리지 5개 보험사의 합산 순이익은 2.1조원(-13.1% YoY)으로 시장 예상치를 4.7% 하회했다. 손해보험은 1.3조원(-14.6%), 생명보험 0.82조원(-10.7%)이다.
보험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악화됐으며, 손보(-27.5%), 생보(-1.0%)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상승, 일반보험 대형 사고 손실, 생존담보 중심 보험의 구조적 예실차 악화 등이 주원인이었다.
반면, 투자손익은 1.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개선됐으나, 손보(+26.5%)와 생보(-23.6%) 간 격차가 뚜렷했다. 손보는 주식시장 상승과 대체자산 처분이익이 반영됐고 생보는 변액보험 관련 헤지손실 및 부동산 매각 기저효과로 실적이 악화됐다.
■ CSM 성장 둔화···4분기 조정 리스크 여전
보험사의 수익성 내재력을 보여주는 CSM(계약서비스마진)은 직전 분기 대비 1.7% 증가에 그쳤다. 상반기 누적 증가율은 5.1%로 작년보다 높지만, 4분기 계리가정 변경으로 대규모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계약 CSM은 손보사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 생보사는 3.9% 감소했다. 전환배수와 상품 수익성 관리 역량이 기업별 실적 차이를 낳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 자동차/일반보험 손익 급감···“가격 인상 없인 구조적 개선 어려워”
자동차 및 일반보험 수익은 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8%로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손익 345억원(-77.8%), 일반보험 손익 566억원(-68.6%)으로 모두 부진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상 지연과 사고율 둔화 정체로 구조적 악화를 겪고 있으며 일반보험은 산불·화재 손실 반영으로 일회성 충격이 컸다.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손익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조치(자동차보험료 조정, 비급여 의료비 통제 등)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기업별 안정성과 성장성 엇갈리는 지표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먼저 삼성화재는 높은 안정성과 자본 건전성을 바탕으로 ‘최선호주’로 인식된다.
삼성화재는 예실차, 손해율, 투자손익 등 모든 지표에서 동종업계 대비 뛰어난 방어력을 보이며 업계 최선호 종목으로 유지됐다. 높은 K-ICS, 안정된 ALM 운용, 낮은 변동성의 이익 구조로 내년 이후에도 배당 지속성이 기대된다.
DB손해보험은 예실차 안정성과 투자손익 개선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신계약 유치를 위한 경쟁 심화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부담이 수익성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해상은 낮은 K-ICS로 인해 규제 완화 시 가장 큰 가치 개선 여력이 있으나 아직 배당 불확실성이 크다. 지속적인 손해율 부담과 낮은 CSM 증가율이 실적 모멘텀 회복에 장애물로 작용 중이다.
삼성생명은 건강보장 중심 포트폴리오와 CSM 상각 조절로 보험손익은 견조했지만, 변액보험 헤지 손실로 투자손익이 약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는 방어적 운용이 장점이나, 자산구성 다변화는 과제로 남는다.
한화생명은 종신보험 비중이 높아 금리 하락에 민감하며, CSM 전환배수 하락으로 신계약 성과도 저조했다. 배당 여력은 낮고, 하반기 계리가정 변경 리스크도 있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 규제 완화는 기회, 하지만 구조 개선 없인 업황 반전 어려울 듯
보험업권의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보험료 체계 개선, 상품 수익성 제고, 자산 구조 관리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은 여전히 과도기이며, 2026년부터 실질적인 배당 확대와 손익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는 기업별 펀더멘털과 규제 변화 수혜 가능성에 기반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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