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자금난에 부실시공 ‘몸살’···이런 회사가 우크라 재건을? 재무 상황 뜯어보니

백도현 기자 / 2024-10-31 20:14:42
삼부토건이 시공한 강원도 춘천 삼부르네상스 아파트가 심각한 하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입주 예정자들이 지난 27일 시청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사진=MBC뉴스 캡처)

[예결뉴스=백도현 기자] 삼부토건이 시공한 강원도 춘천 삼부르네상스 아파트가 심각한 하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만 오면 바닥에 물이 고이는가 하면 바닥 이음새 틈이 벌어지고 수평도 맞질 않았다. 심지어 창들이 틀어져 문이 닫히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런 데도 시행사는 입주 후 보수하겠다며 임시 사용승인을 신청해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이들은 집회를 열고 건설사와 시행사를 성토하며 시 측에 준공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시청 측은 오늘(31일) “하자보수 없이는 준공 승인하지 않겠다”는 발표와 함께 아파트 감리업체를 ‘감리 소홀’로 고발했다.

이 아파트는 KB부동산신탁이 수탁·시행하고 봄내산업개발이 위탁·시행하는 현장으로,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2000만원이 넘는 고급 아파트였지만, 3층 구조에 독립 테라스까지 갖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거듭된 공기 지연으로 지난 7월 말이었던 입주일은 현재 3개월이 넘도록 확정조차 안 된 상태다. 

시행사에 따르면 이 같은 부실공사와 공기 지연은 삼부토건의 자금난 때문이다. 실제 한 건물에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한 협력사가 유치권을 행사 중이었다.

이에 삼부토건의 재무 상태를 들여다봤다.

회사는 ▲2019년 매출액 2262억원에 영업이익 59억원 ▲2020년 매출액 3763억원에 영업이익 61억원으로 작은 규모지만 흑자를 기록하다가 ▲2021년 매출액 3570억원에 영업손실 43억원 ▲2022년 매출액 4363억원에 영업손실 808억원 ▲2023년 매출액 5750억원에 영업손실 781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이런 흐름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져 4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 또한 2022년까지 161%였다가 지난해 403%로 급증하더니 올 상반기 621%로 치솟았다. 여기에 2120억원이던 자본금은 올 상반기 기준 616억원에 불과, 상당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자연히 주가도 바닥을 기고 있다. 31일 현재 주가는 전날 대비 0.95% 내린 520원으로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삼부토건은 지난 8월 회계감사인으로부터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가정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언급했다. 앞서도 삼부토건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받은 바 있다. 주주들이 ‘상장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는 셈이다.

■ 뜬금없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테마주로 불려왔다. 지난해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며 재건사업에 불을 지핀 것이 계기가 됐다. 이어 같은달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글로벌 우크라이나 재건포럼’에 삼부토건 관계자와 동행하며 본격화됐다. 

당시 동행한 기업은 삼성전자, 한전, 포스코 등 쟁쟁한 대기업들로, 삼부토건이 낄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무수한 의혹을 낳았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삼부토건 주가는 당시 1000여원에서 두달만에 5500원으로 5배 넘게 급등했다. 

이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본격화한 올여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이틀 전에 해병대 단체톡방에서 “내일 삼부 체크하고”라는 말을 남긴 것이 밝혀지며 삼부토건이 정권과 깊숙이 관여됐다는 의혹이 기정사실화됐다.

결론적으로 삼부토건은 현재 시공 능력이나 재무 여력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은커녕 사업 지속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회사 측과 일부 개미투자자들은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 실제 31일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각각 72억원, 143억원 순매도하는 동안 개미들은 217억을 순매수한 것이 그 증거다.

특히 우크라이나 테마주 중 삼부토건은 퀀트 재무 순위에서 디와이파워, 현대건설, 서연탑메탈 등 조사기업 32곳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퀀트 점수는 일정한 조건을 정해 매매하는 투자 방식으로, 각 기업의 매출액증가율, 자기자본증가율, 부채비율, 유동비율, ROA, ROE 등을 토대로 나타낸 수치다.

표=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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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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