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국가예산 분석] ㊤ 821조 '확장재정'···162조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재정구조 재편

김민준 기자 / 2026-10-03 23:04:20
총지출 820.9조, 전년 대비 12.8%↑···역대 최대 증가율
162.3조 기금 조성 45.4조 미래 투자···재정운용 구조 변화
AI·청년·지역·복지 동시 확대···성과·집행관리 중요
정부가 2027년도 예산을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12.8%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 기준 역대 최대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정부가 2027년도 예산을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12.8%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 기준 역대 최대다. 핵심은 단순한 지출 확대보다 '미래대응기금'을 중심으로 재정 운용 틀 자체를 바꾼 데에 있다.

3일 기획예산처의 '2027년도 나라살림'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 세수 등을 활용해 미래대응기금 162조3000억원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 나머지는 여유자금으로 운용해 세입 변동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재정 규모를 늘리면서도 추가 세입의 일부를 적립하고 경기·세수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만든 셈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1%, 국가채무비율은 48.3%로 제시됐다.

미래대응기금 162.3조 조성…45.4조 투입
2027년 예산의 특징은 성장 분야에 대한 재정투자가 여러 부처에 분산되면서도 미래대응기금이라는 하나의 재원 축으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AIDC)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지정하고 AI 분야를 포함해 2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핵융합·소형모듈원자로(SMR)·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 등 7대 국가전략 핵심기술에도 재정을 집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은 29조6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R&D)은 14조1000억원, AI 예산은 9조4000억원이다. 산업통상부는 13조2573억원으로 40.5% 늘었다.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된 산업부 관련 사업 9118억원까지 포함하면 관련 재정 규모는 14조1691억원이다.

재정경제부도 39조7000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한국투자공사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하기 위한 5000억원 출자, 공급망 투자 확대, 전략수출금융기금 신설 등이 담겼다. 공급망 주요 품목의 국내외 생산기반 구축 재원은 1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20배 확대된다.

재정이 기존의 산업지원이나 R&D 보조를 넘어 자본·금융·인프라를 함께 공급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다.

청년 43.3조·복지 68.4조 대폭 확대
성장투자 확대와 동시에 이전지출과 사회서비스도 커졌다. 청년 관련 예산은 전년보다 53.5% 증가한 43조3000억원이다. 일자리·창업뿐 아니라 자산 형성, 주거, 혼인·출산·양육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복지 분야 전체 예산 증가율은 9.3%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다.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적극복지 재원은 68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 예산은 미래대응기금 사업을 포함해 152조4328억원으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정부 총지출의 18%를 넘는다. 고용노동부 예산도 38조9537억원으로 3.4% 늘었으며 청년 일자리 예산은 2조6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7년 국가예산은 한편으론 AI·반도체·전력망과 같은 생산성 향상 분야를 확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복지·고용 안전망을 강화하는 구조를 띄었다.

문제는 집행이다. 미래대응기금은 162조원이 넘는 대형 기금으로 출범하는 만큼 일반회계와 개별 기금, 특별회계 사업 사이의 중복 여부와 자금 배분 원칙을 얼마나 명확히 할지가 중요하다.

AI·반도체 역시 과기정통부의 연구개발, 산업부의 제조 AX,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력·용수 인프라,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지원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실증·사업화·민간투자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규모 재정 투입이 잠재성장률 상승과 세입 기반 확대로 이어지면 확대된 지출을 감당할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지는 만큼 '얼마나 생산적으로 집행했는지'가 내년도 예산의 성패가 될 전망이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민준 기자

기업, 지자체 예산 결산 등의 재무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