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③ 이차전지 전략, '기술패권 시대' 생존 위한 국가 산업 전환 시나리오

백도현 기자 / 2025-06-15 20:47:09
전고체·리사이클링 기술 자립화 통한 글로벌 배터리 패권 경쟁 전면전 선포
'국가광물안정화기금' 및 공공 펀드 조성으로 공급망 대외 의존도 획기적 개선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생태계 구축 통한 R&D-제조 현장 간 구조적 단절 해소
이재명 정부가 이차전지를 '국가 전략 무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이차전지는 에너지 무기이자 산업 주권의 핵심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한 이 발언은 이차전지를 '국가 전략 무기'로 삼겠다는 정부의 시각을 함축한다. 반도체 만큼이나 이차전지 또한 전 세계가 패권을 걸고 경쟁 중인 전략 산업으로, 한국은 지금 그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15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 정책의 본질은 강력한 재정 지출을 마중물로 삼아 이차전지 산업을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배터리 패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정부는 차세대 기술 선점과 공급망 내재화를 골자로 한 ‘산업 전환 시나리오’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 차세대 기술 패권의 분수령: 전고체 배터리 초격차 전략
정부의 이차전지 전략은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우위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10년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은 현저히 낮아 전기차뿐 아니라 군수,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등 고위험·고효율 분야의 필수 기술이다.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황화물계·산화물계 전해질 및 리튬메탈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에 국가 주도의 전략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이 주도하는 민간 R&D에 정부의 직접 보조금(K-IRA)과 세제 혜택을 결합해 기술 실증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 자원 자립의 핵심: 리사이클링 생태계 구축⸱⸱⸱"배터리는 캐는 게 아니라 되살리는 것"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삼원계 배터리의 기술 고도화와 리사이클링 체계 확충으로 대응하고 있다. 리사이클링은 희귀 금속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자원 안보' 정책의 또다른 면이다.

사용 후 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를 추출해 재투입하는 기술은 자원 자립률을 끌어올릴 핵심이며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공급망 규제와 연결된다. 성일하이텍,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선도 기업들은 정부의 '순환 경제' 보조금을 바탕으로 리사이클링 기술의 완전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출처=정부 ‘이차전지 초격차 전략’, 예결신문 재구성

■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국가광물안정화기금과 공급망 다변화
첨단산업이 '자원 무기화'의 흐름에 들어서면서 이차전지 원료 확보 역시 국가 안보 이슈로 격상됐다.  현재 한국은 핵심 광물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가광물안정화기금'을 확대하고 공급망을 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광물권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 공공 펀드'를 조성하고 비상전략비축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는 미·중 간 배터리 블록화 구도 속에서 한국의 독자적인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해 지경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중장기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부는 R&D 예산을 공격적으로 증액한다는 방침이나 산업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 인재 부족이다. 고도화된 배터리 소재 공정과 AI 기반 진단 시스템 등은 숙련된 전문 인력 없이는 가동이 불가능하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초 발표한 '산업-교육 통합형 국가 프로젝트'애서 '지역거점 특성화'를 통해 지역별 전략 산업(호남-에너지·모빌리티, 동남-조선·해양 등)에 맞춰 기존 거점 국립대와 과학기술원을 재편하고,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는 특수 대학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R&D-현장 일체화'는 대학 내에 실제 기업의 생산 공정과 동일한 실증 설비를 구축, 연구개발과 현장 실습이 동시에 이뤄지는 '현장 밀착형 교육'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술 개발 성과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양산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적 단절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차전지 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다. 특히 리사이클링 기술 확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라며 "정부가 직접 보조금과 테스트베드를 통해 민간의 리스크를 분담해주어야만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배터리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공급망의 다변화가 시급하다"며 "국가 차원의 광물 펀드 조성은 기업 개별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지정학적 리스크를 국가가 함께 짊어지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신호"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산업은 기존 수출 효자 종목이었으나 이제는 대한민국의 산업 정체성을 결정짓는 핵심 축이 됐다. 이에 산업계는 정부의 정책 집행력이 민간의 기술 혁신과 결합돼 'K-배터리'가 글로벌 기술 리더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이차전지 육성 전략은 '보호'보다는 '경쟁'을, '단기 지원'보다는 '생태계 조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출처=정부 ‘이차전지 초격차 전략’, 예결신문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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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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