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신뢰' 걷어찬 한화솔루션 '기습' 유상증자⸱⸱⸱'거수기 노릇' 증명한 독립이사

김용대 칼럼니스트 / 2026-03-31 17:19:26
2.4조 유증금 62%가 '부채 상환'⸱⸱⸱주주에 경영 실패 전가?
주총 이틀 만의 '뒤통수'⸱⸱⸱비핵심 자산 매각 없는 '도련님 회사' 지키기
미래 불확실성 가중⸱⸱⸱'코리아 디스카운트' 전형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2.4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하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는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무려 1.5조원(약 62%)을 채무 상환에 사용해 급격히 악화된 재무 구조를 정상화하고, 나머지 9000억원을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셀 등 차세대 태양광 기술의 양산 라인 구축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용대 칼럼니스트]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2.4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하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는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무려 1.5조원(약 62%)을 채무 상환에 사용해 급격히 악화된 재무 구조를 정상화하고, 나머지 9000억원을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셀 등 차세대 태양광 기술의 양산 라인 구축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말 기준 순차입금 12.6조원, 부채비율은 196%에 달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본 확충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030년까지 순차입금을 7조원 수준으로 낮추고 연간 매출 33조원 규모의 글로벌 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기존 TOPCon 기술을 하부셀로 활용한 탠덤 셀 양산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기술적 의지도 피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증자 발표 직후 주가는 급락했으며 기존 주주들은 지분 가치가 40% 넘게 희석되는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경영 실책과 주주 경시 풍조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지배구조의 민낯⸱⸱⸱경영 실패, 주주에 전가?
이번 유상증자의 본질은 경영진의 실책을 주주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례다. 특히 시가총액 7조원 규모의 회사가 발행 주식 수의 40%가 넘는 대규모 증자를 단행한 것은 자본 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폭거다.

가장 큰 문제는 ‘기만적 시점’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4일 주주총회 당시 증자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다가 불과 이틀 만에 이사회를 열어 증자를 확정했다. 수조 원대 자금 조달을 단 이틀 만에 결정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주총에서는 주주들을 속인 '사실상의 사기'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특히 이번 결정에는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2명이 포함됐는데, 정관상 이사회 개최 7일 전에 안건을 통지해야 함에도 임명 이틀 만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은 이들이 경영진의 '거수기'임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연 8000만원의 보수를 주며 주주 권익 보호가 아닌 거수기 역할을 맡긴 셈이다.

자금의 사용처 역시 비판의 핵심이다. 통상적인 대규모 증자가 설비 투자에 집중되는 것과 달리 이번 증자는 60% 이상이 ‘빚 갚기’용이다. 이는 그간의 경영 전략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런데도 경영 책임자인 김승연 회장은 작년 한화솔루션에서만 80억원, 전략 부문 대표인 아들 김동관 부회장은 27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회사는 빚더미에 앉았는데 오너가는 막대한 연봉을 챙기고 그 빚은 주주들에게 떠넘긴 모습이다.

금융결제원 감사를 역임한 천경득 변호사는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에 앞서 비핵심 자산부터 매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과 무관한 부동산 개발은 물론, 자산 5조원대의 비상장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을 49%나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매각하지 않는 이유는 오너가 3남의 승계 구조와 연관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즉, 오너 일가의 승계 구도는 철저히 지키면서 그 비용만 주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임 경영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김동관 부회장이 주가 폭락 후 내놓은 30억원 규모의 주식 매수 계획은 그의 1년 치 연봉에 불과하다. 주주들은 이를 두고 "주가를 폭락시켜 놓고 싸게 주식을 사니 좋으냐"며 비아냥대고 있다.

더 나아가 천 변호사는 증자 직전 증권가에서 매수 추천 리포트가 쏟아진 점에 대해서도 "그 기관들은 지금 한화솔루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까?"라며 정보 유출을 통한 기관의 선행 매매 의혹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시동 경제평론가는 "당장 내일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김승연 회장은 트럼프와 동급"이라며 격분했다.

한화그룹 주식은 '장기 보유하면 뒤통수를 맞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순간, 한국 자본 시장의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이제라도 경영진은 경영 실패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유증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다시는 이런 절차적 하자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주주는 회사의 현금 인출기가 아니다.

예결신문 / 김용대 칼럼니스트 yong660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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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예산 결산 등의 재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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