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2026 예산분석] ㊦ 민생은 '반토막', 행정은 '깜깜이'···시 예산의 그늘

김대성 기자 / 2026-05-07 19:07:46
아이들 밥값은 상반기만 편성···국도비 핑계에 멈춘 민생
254억 사업이 678억으로···고무줄 도로 예산에 절차 무시
98% 수의계약 '문화재단'···쓰지 못해 돌려주는 보조금 12억
SK 상생 협약 어기고 농어촌도로 예산은 삭감···農心은 통곡
용인시 2026년 예산안의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예산은 '반토막' 편성된 반면, 절차를 무시한 대형 도로 사업과 특정 기관의 수의계약 독식 등 행정의 투명성 부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대성 기자] 용인시 2026년 예산안의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예산은 '반토막' 편성된 반면, 절차를 무시한 대형 도로 사업과 특정 기관의 수의계약 독식 등 행정의 투명성 부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회는 심의 과정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고무줄 예산'과 '기만적 편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아이들 밥값을 추경으로 미뤄"…김영식 의원, 민생 예산 홀대 지적
민생 현안 중 가장 큰 쟁점은 아동 복지 예산의 부실 편성이었다. 시는 결식아동 급식 지원과 '방학 중 어린이 행복밥상' 예산을 하반기 수요를 배제한 채 상반기 분(약 60%)만 본예산에 편성했다.

김영식 의원은 "방학 중 행복밥상 지원 예산이 본예산에 60%만 편성되고 나머지 40%는 도비가 확정 안 됐다는 이유로 추경으로 미뤘는데, 시비 매칭 사업임에도 시비라도 먼저 전액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도비 내시가 늦었다는 이유로 아이들 밥값을 이렇게 편성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며, 이는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우선순위가 뒤바뀐 처사"라고 질타했다.

시가 제출한 예산서에 따르면 입법 및 선거 관리 비용은 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급증한 것과 대비돼 의원들의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2.6배 늘어난 고무줄 예산"…장정순 의원, 절차 누락 도로 사업 비판
도로 건설 사업에서는 행정 절차를 무시한 대규모 증액 사례가 적발됐다. '공세-지곡 간 연결도로' 개설 공사는 당초 계속비 승인 총사업비가 254억원이었으나, 이번 예산안에서는 678억원으로 대폭 수정됐다.

장정순 의원은 "당초 254억이었던 사업비가 678억으로 2.6배나 증액됐다. 어떻게 도로 하나 까는 데 예산이 2.6배나 늘어날 수 있느냐"며 "총사업비가 30% 이상 증가하면 행정안전부 투자심사 재심의를 받아야 함에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민의 혈세를 우습게 알고 법적 절차를 대놓고 무시한 행정 폭거이며, 투자심사 결과도 나오기 전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의회의 심의권을 강탈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수의계약 98%, 깨진 상생 협약…이창식·박희정 의원의 추궁
공공기관 운영의 폐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창식 의원은 용인문화재단이 최근 3년간 집행한 997건의 계약 중 98%인 973건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사실을 지적하며 "문화재단 수의계약 비율이 98%에 달하는데 이게 상식적인 계약인가?"라며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조직적인 행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집행부의 감사를 요구했다.

또한 박희정 의원은 원삼 SK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한 농어촌도로 27개 노선 조기 개설 상생 협약 미이행을 질타했다. 박 의원은 "3693억원 규모의 도로 개설을 약속하며 주민들을 달래놓고, 정작 2026년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47.6억원이나 감액했다"며 "대기업과의 협약은 화려하게 포장하더니 땅을 내준 농민들과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리는 기만 행정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용인시의회는 이번 예산안 심의를 통해 집행부의 방만한 예산 운용과 불투명한 행정 절차를 강하게 비판하며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예고했다. 특히 확보한 국·도비 보조금을 관리 부실로 다 쓰지 못해 반납하는 '보조금 반환금'이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급증한 점은 시 행정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는 국·도비 보조금을 받아놓고도 사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 이자와 함께 국가에 되돌려주는 돈이다. 재원이 부족해 빚을 내는 상황에서 이미 확보한 예산조차 쓰지 못해 반납하는 행태는 행정의 무능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올해 예산은 시가 진정한 시민 중심의 행정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빚더미 속 불공정 도시로 전락할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출처
• 용인시의회 예위 심의 회의록 
• 세출예산서
• 세입예산사업명세
• 계속비 사업조서

예결신문 /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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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예산 결산 등의 재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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