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여개 중증수술 파격 보상···야간·휴일 응급 최대 5.5배 가산
검사 줄여 필수·지방의료 심폐소생···검사 질 제고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수가 도입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3조4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수가 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손쉽게 빈도를 늘릴 수 있는 검사 영역은 과보상된 반면, 진찰·입원·수술 등 필수 진료는 장기간 저보상돼 의료 인력 유출과 지역 의료 공백을 심화시켰다는 판단에서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원가 대비 수익률이 최대 204%에 달하는 검체 및 특수영상(CT·MRI) 검사 수가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연간 2조6000억원의 재원을 절감하고 이를 지역 우대, 필수 기본진료, 중증·응급 최종치료, 모자·소아 의료체계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적 전환이다.
검사 과보상 거둬 필수진료에 3.4조 집중 투자
의료비용분석위원회의 비용 분석에 따르면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률은 190%, CT·MRI 등 특수영상 검사는 194.1%로 비정상적인 과보상 구조를 유지해 왔다. 반면 필수 의료의 근간인 진찰(70.7%), 입원(57.3%), 마취(75.1%), 재활(62%) 등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보상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짧은 진료와 과잉 검사가 유도되고 응급·중증 수술 인프라가 붕괴하는 부작용이 지속됐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과보상 검사의 수익률을 110% 수준으로 낮추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1단계로 올해 하반기부터 150% 초과 검사 수가를 인하해 검체검사에서 1조7000억원, CT·MRI에서 7000억원의 지출을 줄인다.
여기에 검사료의 10%를 일괄 지급하던 위탁검사관리료(약 2000억원)를 폐지, 총 2조6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해 필수 의료 영역으로 전면 재배치한다.
20년 동결된 진찰료 인상 및 중증·응급 파격 보상
확보된 재원은 필수·지방 의료 인프라를 살리는 데 집중 투입된다. 우선 외래 진찰료 상대가치점수가 20년 만에 상향돼 의원 초진 6%, 재진 4%, 병원급 이상은 2%씩 인상된다. 10년 이상 고정됐던 입원료 기본수가도 일반병실 7%, 중환자실 10% 상향되며 간호배치 상위 등급에 대한 가산율이 확대된다.
특히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뇌혈관, 암 등 고난도 중증 수술·시술 1600여개의 수가를 종합병원 이상에서 20% 인상한다. 야간·휴일 응급 상황에서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을 경유해 수술을 시행할 경우 기존 100% 가산에서 150% 가산으로 보상을 대폭 확대해 중증 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 역량을 파격적으로 뒷받침한다.
27년 만의 검체 위·수탁 개편…'덤핑' 관행 차단
수가 조정과 맞물려 1999년 도입 이후 27년 동안 방치됐던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과보상된 검사 수가를 바탕으로 위·수탁 기관 간 검사료를 대폭 할인해 상호 정산하는 이른바 '덤핑' 관행이 만연했다.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과도한 검사 처방을 유도하고 수탁기관의 저가 경쟁을 유발해 검사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꼽혔다.
정부는 기존의 일괄 지급 방식을 폐지하고 조정된 검사료 내에서 위·수탁 기관의 보상 비율을 명확히 구분 지급해 리베이트성 할인을 원천 차단한다. 진단검사의 경우 위탁 35%, 수탁 65% 수준으로 분리하되 고정적인 '기본수가' 외에 질 관리 수준과 환자 안전 성과에 연동하는 '조건부 보상' 제도를 도입해 가격 경쟁이 아닌 질적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방안은 실무 준비를 거쳐 올해 12월부터 본격 시행되며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 등 시급한 과제는 3분기 중 선제적으로 적용된다. 본인부담금이 높은 검사 수가가 인하되고 필수 의료 분야의 본인부담은 최소화되도록 설계돼 환자가 부담하는 총진료비 규모는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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