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5극 3특, 대한민국 재설계 ③] 호남發 에너지-AI 동맹과 재정적 생존 전략

백도현 기자 / 2026-01-10 20:15:24
신재생 에너지 수익의 국부펀드화와 8,500억 원의 행정 효율화 분석
대한민국의 남서쪽 경제축을 담당하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내달(2월) 지방시대위원회의 권역별 전략산업(성장엔진) 발표를 앞두고 '에너지-AI 동맹'을 통한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대한민국의 남서쪽 경제축을 담당하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내달(2월) 지방시대위원회의 권역별 전략산업(성장엔진) 발표를 앞두고 '에너지-AI 동맹'을 통한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인구 유출과 고령화라는 호남권의 절박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경제적 방어선이자 지역의 천연자원과 첨단 기술을 하나의 재정으로 묶는 거대한 실험이다. 인구 약 321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약 130조원 규모의 호남권 메가시티는 노르웨이나 싱가포르 같은 '자생적 강소국'의 비젼을 밝히고 있다.

■ 에너지 주권과 AI 원천 기술의 물리적 결합
호남권 메가시티 전략의 핵심은 전남의 신재생 에너지 자산과 광주의 인공지능(AI) 데이터 처리 역량을 수직 계열화하는 데에 있다. 그동안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일사량과 해상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도 이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할 소프트웨어 파워가 부족했다.

또 광주는 AI 집적단지를 조성하며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있으나, 막대한 전력 소모를 감당할 에너지원을 외부 계통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녀왔다.

지방시대위원회가 확정할 전략산업 로드맵은 이 두 자산을 하나의 예산 체계 안에서 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남의 신안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가 광주의 AI 기업들에게 직접 공급되고 AI 기업들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다시 전남의 에너지 단지에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다.

이러한 '에너지-AI 융합 클러스터'는 기업들이 호남권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재정적 인센티브(RE100 대응 및 전기료 절감)를 제공하며, 이는 지역 내 법인세 및 소득세 기반을 공고히 하는 '세수 정착 효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 노르웨이식 지역 국부펀드 도입과 재정 자생력
호남권 메가시티가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를 갖추기 위해 노르웨이의 '정부연금펀드(GPFG)' 모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르웨이는 북해 유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당대 세대가 탕진하지 않고 국부펀드로 운용해 미래 세대를 준비한다. 이처럼 전남 역시 해상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서 발생하는 이익 공유금 및 특별세를 재원으로 하는 '호남권 지역 국부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자금은 단순 소모성 복지가 아닌, 청년 창업 지원과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로 이어진다. 이는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교부세에 의존하는 구조를 걷어내고 지역의 자원을 자산화해 독자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재정적 독립 선언과도 같다.

재정 분권에 대한 학계의 목소리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헌법학자이자 지방자치 전문가인 이기우 인하대 명예교수는 "재정 분권이 동반되지 않는 행정 통합은 결국 중앙정부의 관리 효율성만 높여줄 뿐"이라며 "지방의 문제는 현장에서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그 해결을 위한 재원 역시 현장에서 조달하고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메가시티 특별법에는 지방세 비중을 높이고 탄력세율 범위를 확대하는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실질적인 자치가 가능해진다"고 역설했다. 

표=예결신문

■ 행정 통합 통한 8500억 규모 재정 효율화
호남권 메가시티의 또 다른 강력한 재정 무기는 '행정 다이어트'다. 본지가 광주와 전남의 예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양 지자체의 행정 기구 통폐합과 산하 공공기관의 기능적 재편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매년 약 85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광주와 전남이 각기 운영 중인 테크노파크(TP), 경제진흥원, 관광재단 등 유사 기능을 가진 50여개 산하 출연기관을 단일 기구로 통합할 경우, 중복 사업비와 운영비에서만 연간 약 4000억원의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광주-전남 본청의 중복 부서 슬림화 및 정보시스템 통합을 통해 약 4500억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이러한 효율화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2024년 2024년 11월 제2회 지방시대 엑스포 컨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지금의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지역 소멸은 수도권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며 "지방이 스스로 살길을 찾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파격적인 권한 이양과 재정 자치권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남의 광활한 농업 기반을 광주의 AI 기술로 고도화하는 '스마트 농업'도 미래 경쟁력의 한 방향이다. 이는 네덜란드가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이 된 비결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고령화된 호남 지역에 청년 인구를 유입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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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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