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와 온라인 적자 늪에 빠진 유통 공룡의 현주소
IFRS16 기준 적용 이후 비대해진 자산 구조와 자본 효율성 저하
주주환원 정책의 소극적 대응과 시장 소통 부재가 부른 신뢰 위기
[예결신문=김용대 위원] 국내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불렸던 이마트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분위기다.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배 수준까지 떨어지며 기업가치가 헐값에 평가받는 처지다.
이마트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배경에는 실적 변동성, 자산 효율성 저하, 온라인 사업의 적자 지속, 주주환원 및 소통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통 업황의 침체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자본시장은 이마트의 현재 상태를 성장 동력이 상실된 비효율적 거대 조직으로 규정하며 멀티플을 낮게 적용하는 추세다.
2일 금융감독원 공자시료와 증권가 분석 등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7조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를 30% 이상 하회한 216억원에 그쳤다. 매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영업이익률은 수익성 둔화와 사업 구조의 불안정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온라인 부문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SSG닷컴과 G마켓은 상반기에도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오프라인에서 거둔 이익을 희석시켰다. 온라인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 비용 대비 효율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산 구조의 비대화 역시 시장 평가를 짓누르는 핵심 요인이다. IFRS16 회계기준 적용 이후 대형 점포의 리스 자산이 대거 장부에 반영되면서 이마트의 장부상 자산 규모는 급증했다. 그러나 이처럼 커진 자산 규모에 비해 이익 창출 능력인 자산 대비 이익률(ROA)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PBR 0.2배라는 수치는 투자자들이 이마트의 자산 1만원을 고작 2000원 정도의 가치로만 평가한다는 의미다. 생산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 매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배경이다.
주주환원 정책과 투자자 소통(IR) 측면에서도 이마트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7년까지 별도 영업이익의 20%를 배당하고 연간 28만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현대자동차나 SK그룹 등 최근 고배당과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에 성공한 주요 대기업들의 행보와 비교하면 매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중장기적인 온라인 사업 구조조정 로드맵이나 구체적인 자산 효율화 계획에 대한 경영진의 설명 부족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이마트의 저평가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외부 전문가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실적의 질적 개선 없이는 주가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는 실적 지표와 미래 성장 스토리 양쪽 모두에서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부문의 만성적 적자와 오프라인 자산의 생산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낮은 PBR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또 "최근 몇 년간 이마트 경영진이 제시한 비전은 시장과 괴리되어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신뢰 관계가 무너진 상태"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경영 리스크를 반영한 정당한 가격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도 했다.
이마트가 직면한 위기는 정치권에서도 자본시장 체질 개선의 사례로 언급될 만큼 심각한 사안으로 다뤄진다. 특히 저PBR 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4월 대선 선거전 당시 이재명 후보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통해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바 있다.
이 후보는 "PBR이 0.1, 0.2인 회사들이 있는데 빨리 M&A를 하든지 청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시장의 물을 흐리는 것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0.2배의 PBR은 기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심판이다. 이마트는 단기적인 흑자 전환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사업의 과감한 구조개편과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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