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신문=김지수 기자] 세종시의 2026년도 본예산안 규모는 총 2조828억7762만원이다. 작년 본예산 대비 1012억원(5.11%) 증가하며 확장적 재정 운용의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예산의 내실을 결정하는 세입 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9일 예결신문이 세종시의회 2026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오래 시 자체 수입은 작년 대비 줄었으며 그 부족분을 중앙정부의 지원금과 시 내부 기금에서 빌려온 차입금 성격의 재원으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재정 기초체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 지방세 수입 역성장과 취득세 쇼크
시 재정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지방세 수입은 올해 8461억4821만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2억8000만원(0.15%) 감소한 수치다. 예산 총액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작 도시의 근간이 되는 세금 수입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시 세수의 핵심인 취득세는 전년 대비 217억2,634만원(13.26%)이나 급감한 1421억3834만원에 그쳤다.
시는 그동안 대규모 아파트 분양과 부동산 거래에 따른 취득세 수입으로 시 살림을 지탱해 왔다. 하지만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취득세 효자 노릇'이 끝난 셈이다. 차하철 예결특위 전문위원은 2026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편중된 세입 구조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지방세 수입이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세종시 재정에 큰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며 "특히 취득세가 전체 보통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곧바로 시 재정의 경직성으로 이어진다. 이는 특정 세원에 과도하게 의존해온세입 구조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것으로, 향후 경기 변동에 따라 시의 주요 정책 사업들이 수시로 중단되거나 축소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중앙정부 이전 재원 의존도 심화⸱⸱⸱'무늬만 광역자치단체' 우려
자체 수입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중앙정부로부터 받아오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이다. 올해 지방교부세는 전년 대비 10.05% 증가한 1413억원이 편성됐고 보조금은 5.75% 늘어난 4868억원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나, 그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재정의 자율성은 그만큼 훼손될 수밖에 없다.
특히 보조금의 경우 대개 국비와 시비를 일정 비율로 매칭해 사업을 집행하는데, 국비 사업이 늘어날수록 시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매칭 예산 규모도 커지게 된다. 이는 시가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자체 사업 예산을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시는 '광역자치단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중앙정부의 예산 배정에 따라 시 정책의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수동적인 재정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
■ 내부 기금에서 빌려 쓴 3700억⸱⸱⸱'재정 저수지' 마른다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3776억원 규모의 '내부 거래'다. 이는 전년 대비 23.5%나 급증한 규모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시가 보유한 각종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돈을 빌려와 세입으로 잡은 것이다.
특히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지자체가 여유 재원을 적립했다가 세수 부족 등 위기 시에 꺼내어 쓰는 '재정 저수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종의 경우 이미 조성액의 99%인 3701억원이 일반회계로 대출된 상태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여미전 위원장은 이러한 '돌려막기식' 예산 편성의 위험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미전 위원장은 제102회 예결특위 정례회에서 "예산안의 내부 거래 비중이 18%를 넘어서고 전년 대비 700억원 이상 급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이는 시가 당장의 예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미래의 비상금인 기금을 사실상 소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세종시는 재정 기초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수액(기금 예수금)에 의존해 버티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러한 임시방편이 지속될 경우 차기 시정은 극심한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방소득세 등 안정적 세원 확보 위한 산업 기반 확충 절실
시의원들은 시의 '세입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시 재정 전체가 흔들리는 현재의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어떠한 미래 전략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안신일 위원은 예결위 질의에서 시의 안일한 세입 확보 노력을 질타하며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제5차 예결특위 정례회에서 "기업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지방소득세를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여 세원의 원천을 넓혀야 한다"며 "지금처럼 지방세 수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기금만 끌어다 쓰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미리 당겨쓰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재정 기초체력 저하 문제는 세종시민이 누려야 할 서비스의 질과 직결된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이러한 세입 구조의 악화가 실제 세출 예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특히 미래 투자가 실종된 '성장판이 닫히는 세출 구조'를 살펴볼 예정이다.
■ 출처
• 2026년도 세종시 예산안(본예산)
• 기금운용계획안
• 회계별 예산규모 및 세입총괄표
• 예결특위 예산안 검토보고서•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예산안 심사보고서
• 시의회 제102회 정례회 <제5차 예결특원 회의록> <11차 예결특위 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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