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심의 과정서 증액된 746억 향방과 신규 사업 점검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2026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은 총 23조7417억원 규모다. 이는 작년 추경 예산인 20조9835억원 대비 2조7582억원(13.1%) 증액된 수치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통해 국가 R&D 생태계를 지난 삭감 이전 수준으로 전면 복원하고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혁신경제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 연구 현장 복구와 일반회계의 기록적 팽창
18일 국회 과방위 '2026년도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과기정통부 소관 일반회계 세출 규모다. 일반회계는 12조9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라는 경이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국정과제와 대형 R&D 프로젝트의 가동을 위한 실질적 가용 재원이 일반회계를 중심으로 편성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2년간 연구 현장의 거센 반발을 샀던 R&D 예산 조정 기조에서 탈피, 정부 R&D 총액을 역대 최대인 35.5조원(정부 전체 기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과학기술계를 국정 운영의 중심에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닌 구조의 질적 변화도 보인다. 과거 소규모로 나뉘었던 R&D 사업들을 통합하고 블록펀딩 방식의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연구자의 자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예산 편성 곳곳에 반영됐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예산 증액이 현장의 수용성이나 집행 관리 역량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향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된다.
■ AI 고속도로와 디지털 기본사회로의 이행
올해 예산의 핵심 동력은 단연 '범국가적 AI 대전환'이다. 정부는 AI 인프라 확충과 인재 양성, 산업 전반의 AI 접목 등을 위해 총 5.1조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AI 고속도로' 구축 사업이다. 이는 국가 전역에 고성능 컴퓨팅 자원(GPU 등)과 초고속 저지연 네트워크를 공급해 기업과 연구자가 비용 부담 없이 AI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조성한다는 의지다.
또한, 이번 예산에는 '디지털 기본사회' 구현을 위한 포용적 정책 예산이 강화됐다. 디지털 격차가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외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고 전 국민 AI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사업이 5.1조원의 예산에 포함됐다. 이는 AI 기술이 국민 삶의 필수적인 '기본 서비스'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정부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26년 예산은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재건하고 AI가 국민 삶의 기본이 되는 디지털 기본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마중물"이라며 "특히 AI 고속도로는 국가 전반의 생산성을 혁신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3대 게임체인저를 위한 5.9조 '승부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기술' 등 이른바 '3대 게임체인저' 기술에 대한 투자는 5.9조원 규모로 확정됐다. 이는 'NEXT 전략기술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민간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초대형 기술 개발에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양자 컴퓨팅 및 통신 인프라 구축과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 자산(IP) 확보 등 미래 시장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혁신 기술에 투자가 집중된다.
국회 과방위 예비심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전략 기술 투자는 단순한 연구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실증 단지 조성과 글로벌 공동 연구 체계 구축을 포함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처럼 방대한 예산이 단기간에 투입될 경우 기술적 타당성 검토가 형식에 그칠 수 있으며 특정 대기업이나 대형 연구소에 혜택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국회 심의 단계 쟁점⸱⸱⸱746억 증액 용처 실효성은 '의문'
정부안 제출 이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과기정통부 예산은 746억원이 추가 증액됐다. 국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기초연구 분야의 단절 없는 지원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고 지역별 디지털 혁신 거점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들을 보강했다. 특히 연구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생연구원 인건비 안정화와 연구실 안전 환경 개선 예산 등이 증액분에 포함됐다.
하지만 증액 과정에서 일부 사업은 기획이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민원이나 정책적 상징성만을 앞세워 예산이 반영됐다는 비판도 있다.
이복우 수석전문위원은 예비심사보고서에서 "신규 사업 중 상당수가 구체적인 운영 지침이나 성과 지표를 설정하지 않은 채 예산 규모부터 확정된 '선 예산 후 계획'의 양상을 띠고 있다"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 출처
• 과기부 2026년도 예산안
• 국회 예비심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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