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갑질 시작됐다···美 관세 부담에 삼성·LG OLED 패널 가격 인하 압박 

백도현 기자 / 2025-07-21 21:35:08
이미지=챗GPT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17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제조된 아이폰을 포함한 전자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발생한 비용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다.

21일 중국 IT매체 Fast Technology와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가격 인하 요청을 수용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난색을 드러내며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패널 공급 비중이 높아 주요 매출원 유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점유율을 보유해 가격 인하 요구에 쉽게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가격 인하 요구 이유는?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 관세 강화 정책으로 중국에서 조립되는 아이폰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애플은 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상쇄하기보다는 부품 단가 절감을 통해 방어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폰17 시리즈는 120Hz LTPO OLED 디스플레이, 12GB RAM 등 고사양 부품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어서 부품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을 낮춰 총원가를 줄이려는 압박이 커진 이유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이 더 작은 공급업체에게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대규모 구매자인 애플이 가격 협상력을 발휘하는 건 일반적인 일”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연간 2억 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하는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에 부품 공급업체로서는 가격 인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협상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어떤 조건을 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가격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아이폰17 시리즈의 최종 소비자가격과 삼성·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공급망 전략과 패널 공급사 다변화 여부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삼성의 협상카드는?
애플은 이 같은 요구의 배경으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애플은 중국 내수용 아이폰 17 프로 시리즈에 BOE 패널 탑재를 승인했다. BOE를 공급망에 넣어 경쟁 구도를 통해 삼성과 LG를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BOE 카드는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유죄로 판결한 게 그 이유다. 이 판결에 따라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는 애플이 BOE 패널을 탑재한 아이폰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결국 BOE 패널은 중국 내수용 모델에만 쓸 수밖에 없다. 삼성이 이 문제를 애플과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OLED 패널과 카메라는 아이폰 전체 원가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이번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한다면 삼성과 LG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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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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