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프리미엄' 기만적 용어 타파⸱⸱⸱100% 의무 공개 매수 검토
M&A 정식 제안 단계 즉시 공시⸱⸱⸱지배주주 독점 정보 시대 막 내린다
[예결신문=김용대 칼럼니스트] 정부의 자본 시장 개혁은 1부에서 다룬 재벌 구조 개편을 넘어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경영권 거래 시장의 투명성 확보로 확장된다. 이는 코스닥을 단순히 코스피의 하위 시장으로 취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기술 성장 시장으로 재편하고 대주주가 독점하던 '경영권 프리미엄'의 폐해를 바로잡아 일반 주주의 주권을 회복시키는 것이 골자다.
코스닥 시장의 생동감 회복⸱⸱⸱일본식 '3부 승강제' 모델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일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승강제' 시스템을 도입한다. 그동안 우리 시장은 나스닥을 어설프게 흉내 내는 데 그쳐 시장의 옥석 가리기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로운 모델은 시장을 사실상 1~3부로 세분화해 관리한다.
1부는 이른바 '프리미어 리그'로, 150개에서 200개 정도의 우량 기업을 엄선해 배치하고 연기금과 같은 기관 자금이 장기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전용 지수와 ETF를 개발한다.
2부는 성장 리그다. 기술력이 뛰어난 유망 기업들이 '템배거(10배 수익)'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집중 지원한다.
가장 강력한 조치는 3부 '퇴출 예정 리그'다. 정부는 연간 상장 폐지 목표를 기존 50개에서 150개로 무려 3배나 늘렸다.
박시동 경제평론가는 "코스닥 시장에 투자할 때 무엇이 우량한 회사인지 몰라 혼란을 겪었던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조치"라며 "시장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퇴출 목표를 3배로 늘려 부실 기업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은 시장의 '수질'을 관리하겠다는 국가적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잘하는 기업은 올리고, 못하는 기업은 가차 없이 내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사기적 용어와 의무 공개 매수
대한민국 자본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사실 주주 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비정상적인 개념이다. 영어로 번역조차 되지 않는 이 용어는 대주주가 지분을 넘길 때 시가의 몇 배를 더 받는 것이 마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포장해 왔다. 하지만 그 프리미엄의 원천은 결국 소액 주주들이 받아야 할 정당한 가치를 지배주주가 가로채는, 이 역시 일종의 '사기'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경영권 양도 시 소액 주주의 주식까지 동일한 가격으로 사들이게 하는 '100% 의무 공개 매수 제도'를 강력히 검토 중이다. 대주주가 프리미엄을 받는다면 그 혜택을 모든 주주가 똑같이 누려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법 이전의 상식으로 통한다. 선진국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매매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발각될 경우 다른 소액 주주들도 같은 조건의 딜을 요구할 권리가 생긴다. 이를 감수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매매를 감행할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용남 전 의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은 한국만의 기이한 현상"이라며 "회장 일가의 주식은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7만원에 팔리는데 일반 주주들의 주식은 1만원에 머무는 것은 사기다. 외국처럼 소액 주주에게도 동등한 엑시트 기회를 보장해야 주식 가치가 올라가고 시장의 신뢰가 회복된다. 100% 의무 공개 매수야말로 한국 증시의 수준을 끌어올릴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M&A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주주 권익 보호
개혁의 칼날은 M&A 과정의 정보 사유화도 정조준한다. 앞으로는 대주주 간에 오가는 정식적인 M&A 제안만 있어도 이를 무조건 공시해야 한다. 기존에는 지배주주가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협상을 진행하며 소액 주주들을 정보에서 철저히 소외시켰다. 대주주가 만족할 만한 제안이 아니라면 아무도 몰래 이를 거부했던 것이다.
제안 단계부터 공시가 이뤄지면 시장에 건강한 매기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소수 주주들도 기업의 주인으로서 변화에 대응할 기회를 공평하게 갖게 된다. 이는 지배주주에게만 이익이 되는 뒤틀린 메커니즘을 국민 눈높이로 돌려놓는 과정이다.
2300선에서 출발해 전쟁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6000선까지 도달한 우리 증시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장 정상화 조치가 뚜벅뚜벅 이어져야 한다. 이번 4대 개혁안은 지배주주의 독점 시대를 끝내고 모든 주주가 성장의 결실을 나누는 진정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
예결신문 / 김용대 칼럼니스트 yong660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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