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의존도 51.1%⸱⸱⸱국비 의존형 재정 구조 고착, 자율성 상실
순세계잉여금 2638억⸱⸱⸱'예측 실패' 지적도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경상남도의 2024회계연도 예산현액 총 규모는 13조2826억원이다. 세입 결산액은 13조2858억원, 세출 결산액은 12조7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세입은 2.3%(2940억원) 증가했으나 세출은 1.4%(172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형상는 재정 잉여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 5년간의 거시적 추세를 분석하면 재정 건전성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5년 평균 세입 증가율은 2.6%에 머문 반면 세출 증가율은 3.0%를 기록하며 지출의 속도가 수입의 성장세를 앞지르는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서다. 이는 재정 운영의 신축성이 저하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 보조금 의존도 51.1%⸱⸱⸱자체수입 35% 불과
28일 예결신문이 경남도의 2024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도의 세입 구조는 자립과는 거리가 먼 취약한 상태가 고착화하고 있다. 작년 일반회계 세입 중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친 자체수입은 4조1844억원으로 전체의 35.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국고보조금 등 보조금 수입은 6조474억원으로 전체 일반회계 세입의 51.1%를 차지했다. 도 살림의 절반 이상을 중앙정부의 처분에 맡기고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는 도가 지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경제 부흥 정책이나 전략 사업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주력 세원인 취득세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거래 절벽의 영향으로 1조2307억원에 그치며 세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결특위 이영애 도위원은 "GDP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복합 위기 시대에 경남의 비전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체 재원 확보와 효율적 배분이 절실하다"며 도정의 적극적인 세입원 발굴을 촉구했다.
■ 순세계잉여금 2638억⸱⸱⸱행정 예측 실패가 부른 기회비용
결산 결과 발생한 결산상잉여금 5060억원 중 다음 연도 이월액과 국고보조금 반납금을 제외한 '순세계잉여금'은 2638억원에 달한다. 13조원의 전체 규모 대비 약 2% 수준으로, '과도한 규모는 아니다'라며 방치하기엔 그 행정적 기회비용이 막대하다.
이 금액은 2024년 준공된 사천소방서 이전 신축비(137억원)를 기준으로 소방서 19개를 동시에 지을 수 있는 재원이며 119특수구조단(131억원) 20개를 건립할 수 있는 거액이다. 이처럼 막대한 혈세가 실제 사업 현장에 투입돼 지역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건 도청의 세입 추계 역량 부재와 사업 집행 관리 부실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박남용 예결위원장은 "순세계잉여금의 과다 발생은 재정 운용의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증거"라며 "내년도 예산 편성 시에는 세입은 보수적으로 잡고 세출은 일단 편성하고 보는 관행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금 헐어 메운 '재정 착시'⸱⸱⸱고갈되는 미래 세대의 보루
더욱 심각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건전재정의 실체가 '기금 헐기'를 통한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도가 운용 중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지역개발기금 등 9개 기금의 총액은 작년 말 기준 1조1612억원이다. 도는 중앙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로 지방교부세가 삭감될 때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수천억 원을 일반회계로 전출해 세입 결손을 메워왔다.
기금은 재정의 급격한 변동을 조절하거나 특정 목적의 전략 사업을 위해 쓰여야 하지만, 현재 경남의 기금은 일반회계의 부족한 구멍을 막는 '땜질용'으로 변질됐다. 지역개발기금 역시 시군 융자금 회수율이 저하되고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나, 도청은 이를 일반 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하는 등 기금의 재투자 선순환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다. 기금이 '미래를 위한 적금'이 아닌 '당장의 빚 돌려막기'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남용 도의원은 기획조정실을 상대로 "세입 결손이 발생할 때마다 기금에서 꺼내 쓰는 방식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금의 조성액보다 전출액(사용액)이 많아지는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며 미래 세대의 부담을 언급했다.
지방교부세는 1조0658억원(9.0%)으로 뒤를 이었으며 보전수입 및 내부거래는 5047억원(4.3%)을 기록했다. 박명균 행정부지사는 결산 제안설명을 통해 "주요 현안 사업들이 정부 계획에 반영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나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집행에 미흡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며 재정 운용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특히 국비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정부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도의 주요 전략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출처
• 2024회계연도 경상남도 결산서 세입세출결산 요약
• 재원별 세입결산 현황
• 결산상 세입·세출 처리상황
• 기금결산 보고서
• 제424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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