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빠진 운수업계보조금 5조원대···지자체 '버스지원금' 투명성 도마 위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 2026-05-21 20:47:14
2022~24년 특광역시 집행액, 당초예산보다 평균 27.7% 증가
자본지출·해외견학·택시지원까지 섞인 편성 사례 확인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버스·택시·화물 등 운수업계에 지급하는 운수업계보조금이 보조사업 평가의 사각지대에서 자의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운수업계보조금은 원칙적으로 유가보조금과 비수익·결손노선 보조금 등 제한된 항목에 쓰이도록 설계됐지만, 실제 예산·결산에서는 버스 재정지원 외 항목까지 포괄적으로 편성된 사례가 확인됐다.
평가 예외 된 '307-09'…검증 장치 약화
21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운수업계보조금 현황 및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운수업계보조금은 민간경상이전 항목 중 307-09 통계목으로 편성된다. 현행 기준상 이 항목에는 유류세 인상분 보전을 위한 유가보조금과 비수익·결손노선 보조금만 편성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보조금 관리기준상 운수업계보조사업은 원칙적으로 지방보조사업 운용평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지자체가 보조사업 평가를 우회하는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국 지자체 운수업계보조금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규모는 2019년 2조6924억원에서 2024년 5조2399억원으로 늘었고 작년에도 5조378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일시적 지원 확대였던 것이 버스업체 재정지원 구조 자체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초예산보다 결산이 27.7% 증가…'안정적 사후정산' 논리 흔들려
문제는 변동성이다. 7개 특광역시의 2022~24년 운수업계보조금 결산을 보면 당초예산 대비 집행액 증가폭은 평균 27.7%에 달했다. 울산은 같은 기간 평균 증액률이 52.6%로 가장 높았고 대전 36.6%, 서울 31.6% 순이었다.
사후정산 성격이라 별도 평가가 불필요하다는 기존 논리가 흔들리는 지점이다. 예산 편성 단계에서 사업 규모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했거나 추경을 통해 관행적으로 보조금을 늘려온 구조로 볼 수 있어서다.
버스재정지원금과 결산서상 운수업계보조금 사이의 차이도 컸다. 보고서는 운수업계보조금에서 유가보조금을 뺀 금액을 버스 재정지원금과 비교했다. 2022년 서울은 운수업계보조금 1조754억원 중 유가보조금 2092억원을 제외한 차액이 8662억원이었지만, 공개된 버스재정지원금은 8114억원이었다.
548억원이 시민이 인식하는 버스지원금과 다른 항목으로 남은 셈이다. 인천도 2022년 차액이 1561억원에 달했다.
보조금은 필요하지만 통계목은 쪼개야
이번 지적은 버스 재정지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은 수익성만으로 유지되기 어렵고 교통약자 이동권과 비수익 노선 유지를 위해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재정이 포괄 통계목 아래 묶이면 시민은 실제로 어떤 업체에, 어떤 명목으로, 얼마가 지급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나라살림 측은 "일부 지자체 결산에서 자본지출, 직접사업 경비, 운수종사자 해외견학, 택시 사업 지원 등 보조 목적과 다른 지출이 운수업계보조금에 포함된 사례를 확인했다"며 "운수업계보조금을 평가 예외로 둘수록 재정 투명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운수업계보조금은 유가보조금, 결손노선 지원, 준공영제 재정지원, 환승·무상교통 손실보전, 차량 구입보조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유가보조금과 법정 결손노선 지원만 현행 통계목에 남기고 나머지는 개별 보조사업으로 분리해 지방보조사업 운용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버스 재정지원에 대한 시민 불신을 줄이고, 지자체 재정통제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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