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향] 반도체·서비스업 주도의 완만한 개선 흐름 속 내수·고용 부진 심화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2026-07-10 18:55:04

제조업 생산 및 고용 둔화 등 부문별 차별화 양상 뚜렷
고물가·고환율 지속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부담 가중
미-이란 종전 협상 개시 등 대외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
최근 국내 산업 생산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갔으나 제조업과 건설업 등 일부 부문은 미약한 흐름을 나타내며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일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견조한 AI 관련 수요로 ICT 품목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반면, 고유가와 고환율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향후 소비 및 투자 회복을 제약할 위험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ICT 수출·서비스업 '온기' vs 광공업·건설업 '한기'
10일 KD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산업 생산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갔으나 제조업과 건설업 등 일부 부문은 미약한 흐름을 나타내며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5월 전산업생산 증가율(전년동월대비 기준)은 2.3%로 전월(2.4%)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보험업(10.4%)과 전문 과학·기술서비스업(17.5%)의 높은 상승세에 힘입어 서비스업생산이 3.7%에서 4.9%로 증가폭을 확대한 결과다. 도소매업(3.0%)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숙박·음식점업(2.2%)의 부진이 완화되는 등 내수 밀접 업종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1.5% 증가에서 -0.9%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생산 증가세가 13.3%에서 1.5%로 크게 조정된 데다 부품업체 화재로 인한 자동차(-5.2%) 생산 차질, 원유 수급 차질에 따른 석유정제(-14.7%) 및 화학제품(-2.8%) 부진이 겹쳐서다.

제조업 재고율이 97.8%에서 101.8%로 상승하고 평균가동률이 73.3%에서 71.1%로 하락하는 등 제조업 지표 전반이 위축되는 양상이다. 건설업생산(-1.9%) 역시 비주거용 건축의 일시적 증가로 감소폭은 축소됐으나 여전히 역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재화소비 개선 흐름 유지 속 고물가·고환율 제약
소비는 대내외 하방 요인 속에서도 완만한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7% 증가해 전월(1.6%)과 유사한 성장세를 보였다. 부품업체 화재와 조업일수 감소 여파로 승용차(-10.7%)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내구재 소비는 -3.6% 감소했다. 다만 정부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준내구재(7.7%)와 비내구재(2.1%)의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재화소비의 개선 흐름을 뒷받침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75.9%) 투자가 급증하며 5월 기계류 투자가 12.5% 상승, 전체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을 7.9%에서 9.7%로 끌어올렸다. 선행지표인 6월 기계류수입액(19.3%)도 양호해 당분간 반도체 중심의 투자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반산업용기계(-3.0%), 전기 및 전자기기(-1.2%) 등 반도체 외 부문은 부진을 지속했다. 건설투자는 반도체 공장 신축 등 비주거용 건축(18.2%)이 크게 늘었으나 주거용 건축(-3.9%)과 토목부문(-6.1%)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높은 건설비용 상승세(5월 건설기성 디플레이터 5.5%)가 향후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우려된다.

출처: KDI 경제동향 자료 재구성

KDI는 "국고채금리는 고물가 지속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유지되면서 하락세가 제약됐으며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전월말 대비 상승해 6월 말 1549.4원을 기록했다"며 "높은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 압력은 향후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를 점진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중심 고용 둔화 및 물가·금융 변동성 상존
노동시장은 제조업 업황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위축됐다. 5월 취업자 수는 전월 7.4만명 증가에서 -4.0만명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가 상용직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며 -14.0만명을 기록한 점이 치명적이었다.

서비스업(24.5만명)은 숙박·음식점업의 개선으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9만명) 등 기존 고용을 주도하던 업종에서 조정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용률(62.5%)과 경제활동참가율(64.3%)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각각 0.2%p씩 하락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전월(3.1%)과 유사한 3.2%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석유류(24.7%)와 국제항공료(28.2%)가 여전히 상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며 근원물가(2.5%)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시장에서는 AI 투자 기대감과 외국인 차익 실현이 교차하며 6월 VKOSPI(변동성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는 85.4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KDI는 "세계경제는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황과 6월 중순 개시된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으로 지정학적 긴장 및 대외 위험이 일부 완화됐다"면서도 "중동 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유로존 등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고물가와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은 여전히 짙다"고 밝혔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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