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검색 포털서 AI 인프라 사업자로···NVIDIA 협력, ‘AI 팩토리 외부사업화’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 2026-06-08 17:32:56
광고·커머스 중심 수익구조 넘어 장기계약형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시험대
고객 계약·전력·자금조달 '핵심 변수'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검색·커머스·광고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던 네이버(NAVER)가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AI 인프라 사업자로 도약한다.
엔비디아는 8일 네이버가 자사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AI 서비스와 피지컬 AI 수요에 대응하는 기가와트급 AI 팩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같은 날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 SKT, 네이버, 두산, LG그룹,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과의 협력도 함께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일정이 단순 부품 조달이 아니라 한국 제조·통신·인터넷 기업을 묶는 AI 인프라 생태계 재편으로 읽히는 이유다.
‘내부용 클라우드’에서 ‘외부 AI 팩토리’로···수익모델은 '장기계약 인프라'
이번 협력은 'AI 팩토리의 외부 사업화'다. 네이버는 그동안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해왔지만 내부 수요가 대부분을 소진했고 외부 고객 확보에도 제약이 있어 적정 사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엔비디아 협력은 그 한계를 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구축 일정도 구체화됐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까지 55MW, 2027년 말까지 100MW, 2028년 말까지 누적 200MW를 리스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 세종 자체 증설과 신규 부지 개발을 통해 5~6년 뒤 1GW까지 확장하는 구상이다.
네이버 입장에서의 핵심은 수익구조 변화다. 현재 네이버의 본업은 커머스와 광고 중심이다. 그러나 플랫폼 경쟁 심화로 마진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AI 팩토리는 장기계약 기반의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다. 고객을 장기계약으로 묶으면 안정적인 연간 반복 매출이 발생하고 가동률 상승에 따라 고정비가 희석되며 마진 개선이 가능하다. 이 경우 네이버의 현재 연걀 기준 영업이익률 17~18%를 뛰어 넘는 20%대 마진이 현실화하게 된다.
이는 CoreWeave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CoreWeave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대표적 AI 클라우드 사업자로 평가받지만, 네이버는 검색과 자체 AI 스킬을 보유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인이다. 단순 GPU 임대 사업자가 아니라 검색 데이터, AI 모델, 클라우드 운영 역량을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버린 AI와 해외 시장 진출의 접점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은 국내 수요를 넘어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AI 시장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 검색 사업자의 범위를 넘어 소버린 AI와 국가별 AI 인프라 수요를 겨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술적 기반도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HyperCLOVA X 계열 대형언어모델을 개발해 온 것에 더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맥락에 특화된 추론 능력과 소버린 LLM 가능성에 주목, AI 팩토리가 구축되면 네이버는 자체 모델 개발·운영뿐 아니라 외부 기업과 국가 단위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는 공급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화투자증권은 "AI 팩토리 매출이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하면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이 인터넷 플랫폼 피어가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와 혼합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계약 체결'과 '전력 인프라'
다만 기대가 곧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며 단기적으로는 앵커 고객 계약이 실제로 마무리되고 2027년 실적 기여가 가이던스대로 현실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과 냉각, 부지 확보도 변수다. AI 팩토리는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집약도가 높은 인프라다. 1GW급 확장은 사실상 발전·송전·냉각·부지 전략이 동시에 따라붙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초기 200MW에 대해 네이버와 전략적 파트너가 각각 10억달러를 출자하고 이후 특수목적법인 등 외부 펀딩을 활용한다는 구조는 자금 부담을 분산하는 방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확정과 금융 조달 비용이 수익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양사 협력은 'AI를 쓰는 기업'에서 'AI 생산설비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네이버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실험이다.
이를 위해선 200MW 이상의 실수요를 장기계약으로 확정해야 한다. 또 전력·냉각·부지·자금조달을 동시에 풀어야 하며 자체 AI 모델과 검색·클라우드 역량을 단순 인프라 임대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연결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조건들을 충족하면 이번 협력은 일회성 테마가 아니라 네이버의 중장기 매출 구조를 바꾸는 사업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객 계약과 인프라 조달이 지연될 경우, AI 팩토리는 기대가 먼저 반영된 대형 자본지출 프로젝트로 남을 위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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