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2025년 결산분석 8부작] ④ 행정안전부 세출 86조원 집행률 99.8%의 착시···이전지출 구조와 인프라 재원 유보 실태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2026-07-21 16:58:10

세출 예산 86.2조 중 86.1조 집행 완료···지방재정교부금이 실적 견인
재난안전 인프라 보강 사업 실집행률 최하위···지방비 조기 확약제 부재 원인
지역화폐 지원 등 정부 직접 목적 사업 이월 누적···연간 예산 소요 조율 필수
2025회계연도 행정안전부 결산은 전체 집행률 99.8%라는 최상위권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재정 부진 사업들이 드러났다. 중앙에서 지자체로 돈을 기계적으로 송금하는 '이전지출' 예산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정작 실제 현장에 재원이 투입되는 비율인 '실집행률'은 매우 조조하고 예산 낭비적 요소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2025회계연도 행정안전부 결산은 전체 집행률 99.8%라는 최상위권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재정 부진 사업들이 드러났다. 중앙에서 지자체로 돈을 기계적으로 송금하는 '이전지출' 예산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정작 실제 현장에 재원이 투입되는 비율인 '실집행률'은 매우 조조하고 예산 낭비적 요소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지방재정세제 교부금 자동 배정으로 부처 집행률 고공행진 왜곡
행정안전부 소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친 세출예산현액은 86조2150억원이며 실제 집행액은 86조112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겉으로는 드러난 완벽에 가까운 집행 수치 뒤에는 일반재정과 소방안전 특별교부세 등 지자체로 단순 송금되면 집행으로 완료 처리되는 이전지출 구조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자동 배정해 전달해야 하는 예산 배정 구조로 인해 기계적 수납과 송금이 연중 반복되며 과다 집행 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 재원을 건네받은 개별 지자체들의 회계장부를 실태 조사해 본 결과 교부세를 적시에 편성하지 못해 연말까지 일반 계정 예비비나 금고 예탁금으로 대거 묵혀 두는 비효율적인 유보 실태가 광범위하게 드러났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세입 징수와 연동된 국비 이전 행위가 일단락됐으므로 자체적인 불용 책임을 비껴가지만 이는 정작 실물 경제에 이전 효과가 미치는 시차는 고려하지 않는 기형적 구조다. 이로 인해 지방재정교부금이 지방 정부의 본질적 사업 집행 재원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연중 지방 채무 원리금 상환을 우선하는 등의 재정 전용 폐단도 공공연히 조장됐다.

더욱이 행정안전부는 국고 송금 과정에서 지자체의 전년도 실집행 부진 실태나 미집행 이월 규모를 면밀히 가중 평가하는 차등 환류 조치조차 성실히 집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무리하게 조기 이송된 자금들이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결산서상 이월 금액과 대형 불용 수치로 고스란히 이월되는 부작용을 촉발하고 있다.

재난방지 인프라 특화 보조금 집행률 60% 미달…지방비 연계 장벽 봉착
지방재정 세제 지원과 달리 지자체와 매칭을 조건으로 국비를 내려보낸 재난안전 특별공사 및 기후위험 보강 인프라 사업의 경우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기후 위기 대응 재난방지시설 정비 사업 등에 배정된 행안부 소관 보조금 예산 중 약 1조2400억원이 최종 미집행되거나 다음 연도로 이월됐다.

가장 큰 요인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 부족 여파로 사업에 필요한 대응 자금인 지방비 매칭분을 적시에 수립하지 못해 공사 입찰 자체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지방비 부담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연도 초 국비 보조금을 선제 교부했고 매칭 불가 통보를 보낸 일부 군·구 지자체에서 국비를 이월하거나 그대로 불용하는 비효율을 방치했다.

산사태 우려 지역 옹벽 설치 및 저지대 하수 인프라 확장 등 시급한 인명 보호 목적 공사임에도 국고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상의 일률적 매칭 규칙(5:5 혹은 6:4 비율)에 막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다.

행정안전부는 연초 전국단위 지방교부 시점에 각 하위 지자체의 실질적 추경 예산 편성 시기를 정합성 있게 동기화해 검증하는 수단을 확보했어야 하지만 국회에 제출할 세출 조기 집행 완료율 실적에만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준비 단계가 검증되지 않은 신규 토목 공정 보조금들을 일시에 하달하는 독단을 계속 부렸다. 결국 현장에서는 수주 포기와 유찰 사태가 잇따랐고 실제 방재 목적은 달성하지도 못하는 허울뿐인 이전 행정의 민낯이 노출됐다.

자료=행안부 2025년도 결산서 재구성

지역균형 및 직접 목적성 복지 사업 잔액 누적…사업 타당성 예비 진단 약화
지역상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연례화된 지역화폐 발행 지원 등 정부 직접 사업에서도 예산 비효율이 노출됐다. 관련 지원액 중 교부 절차가 늦어지거나 실제 카드 발행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수백억원의 잔액이 이월 및 불용되는 현상이 누적됐다.

당초 국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 효과만을 지나치게 의식해 대규모 재원을 무리하게 예산안에 계상했으나 수요 조사 실패와 집행 지침 변경이 연중 겹치면서 국비 교부 자체가 늦어지는 실태를 야기했다. 이에 향후 직접 국비를 보전하는 정책적 사업들의 경우 지역별 실질 소비 여력과 지자체별 발행 한도를 정확하게 예측해 과대 편성하지 않도록 정교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자체별 소득 및 인구 규모에 비례하지 않은 기계적 균등 할당 방식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비 성향이 높고 화폐 소화율이 뛰어난 거대 도심지역의 지원 예산은 조기 완납돼 한계 가구가 보조 혜택에서 이탈했다.

반면 정작 지역 소멸 한계에 도달해 가맹 인프라와 발행 기반조차 구축하지 못한 도서·소도시 지역에 배정된 예산은 연말까지 전혀 소모되지 못한 채 전액 불용 폐기됐다. 이처럼 명확한 지역별 탄력성 편차를 반영하지 않은 채 획일화된 예산 배정 모형을 수립해 집행한 행정안전부의 사업 타당성 예비 평가 부실은 심각한 책임 회피 사유다. 이에 대한 연중 실시간 예산 재할당 환류 모니터링 체계가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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