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배당' 사라진 자리에 연기금·장기 투자자 유입 '배당 선진화'
가계 자산 대이동⸱⸱⸱부동산 쏠림 해소, '국민 자산 형성' 사다리 복원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어제(18일) 선포된 '금융시장 4대 개혁'의 정점은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다. 이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넓히는 조치는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지배주주 중심에서 전체 주주 이익으로 강제 전환하는 법적 장치다.
이는 단순한 자구 수정이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M&A)이나 물적 분할 등 자본 구조를 흔드는 의사결정 시 소액주주의 실질적 이익을 무시할 경우 이사진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개정이 한국 증시의 고질적 약점인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한국 기업들은 대주주의 지배권 방어나 승계를 목적으로 일반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의사결정을 내려도 법적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법상 이사의 신임 의무가 회사라는 추상적 주체에만 한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법제화되면 이사회는 모든 결정 과정에서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산술적으로 증명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 강력한 사법적 견제를 받게 된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했던 근본적 원인을 타격해 자본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는 강력한 기제로 작동할 전망이다.
■ 자본 대이동의 메커니즘⸱⸱⸱1000조 규모 시중 유동성 향방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 절차 개선과 장기 투자 세제 혜택은 가계 자산 구조의 근본적인 재편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1200조원 규모를 상회하는 가계 가용 자금이 부동산과 단기 예금에 매몰된 비정상적인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국가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렸다.
핵심은 배당 선진화 제도다. 배당금을 먼저 확정하고 주주를 결정하는 방식은 주식을 단순한 투기 수단에서 정기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수익형 자산으로 변모시킨다. 이는 부동산 월세 수익에 매몰됐던 은퇴 자금과 가계 유동성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는 결정적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특히 장기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은 국민들이 기업 성장의 성과를 직접 공유하는 국민 주주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면 가계 부채 의존도가 낮아지고 기업은 혁신 성장을 위한 양질의 자본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분석된다.
■ 시장 투명성과 미래 가치⸱⸱⸱코스피 6000 시대 제도적 기반
이번 4대 개혁안이 안착할 경우 한국 증시는 변동성 높은 투기 시장에서 안정적인 가치 저장 시장으로 탈바꿈한다. 기업들은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인 주주 환원 정책과 자사주 소각 등을 내놓을 것이며, 이는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거버넌스 혁신과 자금 유입이 선순환을 이룬다면 코스피 지수가 구조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해 6000선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에 대한 무관용 원칙은 시장의 신뢰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다. 부당이득 환수와 수사 역량 집중을 통해 정보 비대칭의 늪을 제거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때 비로소 개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개혁의 성패는 결국 이러한 법적·제도적 장치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하느냐에 달렸다. 자본시장이 진정한 국가 경제의 엔진으로 거듭나기 위한 하이웨이가 이제 막 구축되기 시작했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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