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라던 수출, 내년 증가율 '1~2%대' 전망···반도체도 '경고등'

김지수 기자 / 2024-12-23 15:11:22
내년 한국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이 모두 휘청이면서 1.4%로 떨어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예결신문 DB)

내년 한국경제가 바닥을 뚫을 전망이다. “경제가 기지개를 켠다”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대통령의 자화자찬이 나온 지 불과 한달 만이다. 

내란 사태로 거의 모든 경제 지표가 추락하고 환율은 IMF 이후 사상 최고치로 올라간 상황에서 그나마 국내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내년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최악의 국면을 맞닥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한국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이 모두 휘청이면서 1.4%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올해 1~11월 수출증가율 8.3%의 6분의 1 수준이다.

전날 한경협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수출 전망' 결과 업종별 수출 전망은 바이오·헬스(5.3%)와 일반기계(2.1%), 석유화학·석유제품(1.8%), 전기·전자(1.5%), 선박(1.3%)은 증가가 전망됐지만 자동차·부품(-1.4%), 철강(-0.3%)은 감소가 예상됐다.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이유로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 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11.1%) 등을 꼽았다.

특히 채산성 악화가 전망되는 업종에는 선박(50.0%),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등이 꼽혔다.

여기에 같은날 한국개발연구원과 금융연구원 등이 내놓은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2%대에 불과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국내 수출 품목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반도체의 부진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내년도 HBM(고대역폭메모리)은 늘겠지만 그 외 범용메모리 반도체 수요 또는 재고, 특히 수요가 안 풀리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더 커진 것도 우리나라엔 악재다. 이에 자동차와 철강은 아예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심지어 완제품 가격이 우리 소재 가격보다도 더 저렴하게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그 가격 자체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하는 규제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에 대해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대책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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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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