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참여 공식화 및 재정정보 대국민 공개 수준 대폭 확대
수익자 부담·이익 공유제 도입 통한 '공정한 재정 원칙' 확립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정부가 발표한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의 핵심은 가용 재원을 확보해 국정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성역 없는' 지출 구조조정이다. 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적극적 재정 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재구조화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기존에 조정이 극히 어렵다고 여겨졌던 의무지출까지 처음으로 감축 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은 국가 재정 운용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예고한다.
의무지출 포함한 '제로베이스' 지출 구조조정 실체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은 '제로베이스' 원칙에 입각한 전면 재검토다. 정부는 필수 소요를 제외한 재량지출 15% 감축과 더불어 의무지출에서도 10% 수준의 절감 목표를 제시했다.
각 부처는 의무지출 절감을 위해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과 입법 조치 계획을 예산안 요구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또한 전체 사업 수의 10%를 폐지하는 목표를 설정해 불요불급한 계속사업이 관행적으로 연장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
구조조정 방식은 ▲제도 개선 ▲성과 평가 반영 ▲재원 분담 체계 합리화 등 6가지 유형으로 세분화됐다.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해 지원 조건을 재설계하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급여 체계를 효율화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당해 연도 내 집행이 곤란한 사업의 계획을 재검토해 집행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집행이 부진한 융자 자금을 축소하고 정책 여건 변화에 맞춰 대상을 전환하는 등 실질적인 절감 노력이 실적에 포함된다. 반면 계획에 따라 자연적으로 종료되거나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해 예산이 줄어드는 경우는 구조조정 실적에서 제외해 실질적인 혁신 성과만을 가려낸다.
보건·노동·교육 등 분야별 고강도 지출 혁신
분야별로 살펴보면 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아동수당, 부모급여 등 유사한 현금성 지원 사업을 통합해 수혜자의 체감도를 높인다.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역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탈수급 인센티브를 고려한 산정 기준 합리화를 추진한다.
노동 분야에서는 각종 수당의 반복·부정 수급을 차단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사전 요건 심사를 강화하고, 상습 체납 사업장에 대한 변제금 회수를 극대화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유아교육비 및 보육료 투자 규모를 조정하고 고등학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은 감축 후 일몰을 검토한다.
R&D 투자는 가시적 성과 창출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존 출연금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출자해 지분을 확보하는 '투자형 R&D'를 도입해 성과가 국가 경제로 환류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소규모 수탁 과제를 기관 미션과 연계된 대형 전략 연구과제로 개편하는 출연연의 '임무 중심 연구소 전환(Post-PBS)'을 가속한다.
공공 시스템 정비와 공정한 재정 원칙 확립
일반 행정 분야에서는 공공 정보시스템의 기능 중복을 최소화해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한다. 활용도가 낮거나 민간 시스템으로 대체 가능한 기능은 폐지하고 시스템 구축 사업의 집행 상황을 정밀 관리해 부진 사업의 연차 소요를 조정한다.
복권기금 역시 법정 배분 비율을 35% 이내로 변경하고 일몰제를 도입해 재원 배분의 경직성을 해소하며 단계적으로 공익사업으로 전환한다. 환경 분야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 지원 사업을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일몰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한다.
공정한 재정 원칙 확립을 위해 '수익자 부담'과 '이익 공유' 체계도 본격화된다. 민간 대비 사용료가 현저히 낮거나 장기간 동결된 박물관, 고궁 등의 입장료를 현실화하고 공공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화한다.
또한 정책적 지원으로 혜택을 받은 기업의 수익 일부를 국민에게 환류하기 위해 전략수출금융기금과 서민금융안정기금 등을 신설해 이익 공유를 제도화한다.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국민주권예산’ 투명성 제고
이번 예산안은 기획 단계부터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사상 최초로 시민단체의 의견을 공식 청취하는 절차를 도입했으며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단'을 구성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낭비성 사업을 발굴한다.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을 통해 접수된 지출 효율화 제안 중 우수 사례에는 최대 600만원의 포상을 실시해 참여의 실효성을 높인다.
재정 정보 공개 수준도 획기적으로 향상한다. 기존에 국회 확정 후 연 1회 간략하게 공개하던 사업 설명 자료를 정부안 마련 단계부터 추가 공개하고 산출 근거와 평가 결과, 지출 구조조정 내역 등을 상세히 담는다. 이를 위해 AI 기반 통합 재정 정보 공개 플랫폼인 '모두의 재정'을 구축해 중앙과 지방정부, 교육청의 재정 정보를 국민이 한눈에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짜는 "단순한 예산 삭감을 넘어, 재원 배분의 패러다임을 효율성과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 국민이 체감하는 국정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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