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신화'의 균열⸱⸱⸱엔씨소프트 신용등급 하향 '경고장'

신세린 기자 / 2025-04-23 21:33:04
한국신용평가, 엔씨소프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A-'로 한 단계 강등
게임 이용자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 못한 사업 구조의 한계 노출
수익성 악화⸱현금 창출력 감소 속 플랫폼 다변화 통한 체질 개선 시급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던 게임 산업의 상징인 엔씨소프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3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그간 공고하게 유지돼 온 '리니지' 중심의 사업 모델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던 게임 산업의 상징인 엔씨소프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3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그간 공고하게 유지돼 온 '리니지' 중심의 사업 모델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 엔씨소프트 근간 뒤흔든 이용자 트렌드 변화
엔씨소프트는 지난 수년간 리니지 IP(지식재산권)를 필두로 모바일 MMORPG 시장을 장악하며 독보적인 수익성을 누려왔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리니지 천하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게임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부터다.

최근 게이머들은 과거처럼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고몰입형 콘텐츠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몰입형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캐주얼 게임, 방치형 RPG, 그리고 숏폼 미디어와 결합한 형태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엔씨소프트 특유의 고과금 유도 방식은 유저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리니지M'과 '리니지2M' 이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강력한 후속작을 내놓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

그 사이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나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와 같은 경쟁작들이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며 MMORPG 시장의 경쟁은 극에 달했다.

■ 빅4 중 홀로 영업적자, 수익성 경고등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지연은 곧바로 처참한 성적표로 돌아왔다. 2022년까지만 해도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구가하던 엔씨소프트는 불과 2년 만에 영업적자 1000억원대로 추락했다. 이는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끄는 이른바 '빅4' 업체 중 유일한 적자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IP 파워를 과시하며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두고 넷마블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과 대조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주요 신작들의 출시 지연과 기대 이하의 성과, 비대해진 조직 구조 등으로 인한 인건비 및 마케팅 비용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MMORPG 시장 자체가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이라 단기적인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표=예결신문

■ 재무 건전성 유지에도 현금 창출력 눈에 띄게 약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엔씨소프트가 여전히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풍부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재무지표와 달리 내실은 약해지고 있다. 주력 게임들의 매출이 하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R&D 투자와 신규 센터 건립 등 대규모 자본 지출은 계속되고 있어서다.

과거처럼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여 곳간을 채우던 캐시카우로서의 면모는 희미해졌다. 향후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M&A(인수합병)나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줄어든 잉여현금흐름은 엔씨소프트의 발목을 잡는 재무적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신용등급 하향은 이러한 현금 창출력 저하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로 해석된다.

■ 플랫폼 다변화와 체질 개선 시급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특정 IP와 장르에 편중된 현재의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온 2'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그간 소홀했던 PC·콘솔 플랫폼으로의 확장 및 캐주얼 장르 신작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확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과 플랫폼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엔씨소프트가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콘솔 기반의 패키지 게임은 모바일 게임에 비해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해 국내 기업들에겐 여전히 높은 벽"이라며 "하지만 내수 시장과 모바일 MMORPG의 한계가 명확해진 지금,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장르와 플랫폼의 다각화는 엔씨소프트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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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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