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이제는 ‘폐점의 시대’···질적 성장으로 생존 모색

신세린 기자 / 2025-08-25 21:13:23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전체 점포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사진=챗GPT)

국내 편의점 업계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점포 수를 늘려 외형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점포 수가 줄어드는 국면에 들어섰다.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앞으로는 ‘양보다 질’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 점포 수 사상 첫 감소···상위권엔 기회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전체 점포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하위권 사업자의 퇴장이 두드러진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미니스톱 인수로 점포 수가 1만4000개를 넘겼지만, 이후 2년 동안 2000개 넘게 줄었고 올해 상반기만 해도 약 800곳이 사라졌다. 이마트24도 작년 한 해에만 468곳이 줄었고 올해 하반기에도 약 600곳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점포가 줄어들면 시장 파이도 작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상위권 업체들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담배처럼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품목의 비중이 커 주변 경쟁 점포가 문을 닫으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5) 같은 대형사는 신규 출점을 조절하면서도 기존 점포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는 ‘점포 수 늘리기 경쟁’에 들어가던 막대한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 보조금 경쟁 완화···수익성 회복
실제 수익성 지표도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2019년 23%였던 매출총이익률(GPM)이 2023년 20.3%까지 떨어졌지만,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24년부터 반등을 시작해 올 상반기에는 21.1%로 회복됐다.

이는 가맹점주들에게 지급하던 보조금 경쟁이 완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전반에서 무리한 출점 경쟁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점주 지원금 퍼주기’도 줄어들게 되고, 그만큼 본사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업계의 진짜 시험대는 올 4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 3분기 들어 기존 점포 매출이 반등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소비쿠폰 효과가 겹친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커서다.

따라서 11월 이후에도 매출 반등세가 이어진다면 업계에 대한 평가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요 편의점들은 점포 면적 확대, 건강기능식품·패션 등 비식품 상품 강화 같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질적 성장을 준비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질적 성장이 본격화되면 업계 비관론은 빠르게 낙관론으로 바뀔 수 있다”며 “편의점은 여전히 장기적으로 재평가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점포 늘리기 시대는 끝나고 효율과 질적 성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편의점이 단순한 소매점에서 생활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오는 연말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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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린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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