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포커스] ‘67억 횡령’이라던 경보제약, 알고보니 '조직적 리베이트'?⸱⸱⸱검찰, 자금 세탁 정황 포착

신세린 기자 / 2025-01-09 19:14:21
전·현직 임직원 4명 특경법 위반 기소⸱⸱⸱가족 동원해 수표 현금화
사측, '개인 일탈' 선 긋기⸱⸱⸱檢 공소장과 배치되는 '꼬리 자르기' 의혹 증폭
종근당 그룹 오너 지배력 막강한데⸱⸱⸱조직적 묵인 없었나
종근당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경보제약이 60억 원대 횡령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해당 자금이 단순 횡령이 아닌 불법 리베이트 조성을 위한 조직적 범죄였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종근당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경보제약이 60억 원대 횡령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해당 자금이 단순 횡령이 아닌 불법 리베이트 조성을 위한 조직적 범죄였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8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경보제약 전·현직 임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회삿돈 약 67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검찰은 이 자금의 종착지가 의료 현장의 리베이트였다고 결론지었다.

■ 가족까지 동원된 '자금 세탁'…치밀했던 불법 자금 조성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자금 조성 수법은 치밀했다. 이들은 2019년 8월부터 약 1년간 조성한 비자금 67억5200만원 전액을 추적을 피하기 용이한 100만원권 자기앞수표로 인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까지 동원해 수표를 현금화하는 등 조직적인 자금 세탁을 감행한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검찰은 2023년 말 경보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리베이트 의혹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2019~20년 당시 거액의 자금이 리베이트 용도로 집행됐음을 시사하는 내부 보고서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리베이트 제공이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관리된 사안임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 '횡령'으로 포장된 '리베이트'…꼬리 자르기 논란
업계의 시선은 회사의 대응 방식에 쏠리고 있다. 경보제약은 지난해 12월 27일 공시를 통해 이번 사안을 '횡령 혐의에 대한 공소 제기'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자금의 용처를 리베이트로 특정한 만큼, 회사가 조직적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직원 개인의 횡령으로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상적인 제약업계 리베이트 구조상, 재무제표 조작 등의 회계 부정 없이는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직원의 단독 범행이라는 사측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식 대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보제약은 이미 지난해 3월에도 리베이트 혐의로 임직원 3명이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 기업 윤리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 오너 일가 지배력 절대적…윗선 개입 여부 쟁점
책임론은 그룹 수뇌부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스피 상장사인 경보제약은 종근당홀딩스(43.41%)와 이장한 종근당 회장 일가(17.09%)가 지분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곳이다. 이러한 지배구조 하에서 60억원이 넘는 자금이 불법적으로 조성되고 집행되는 동안 경영진이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종근당 관계자는 예결신문에 "현재 법원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사실은 없다"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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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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